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선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단연 정보기술(IT)제품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제39회 무역의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각종 훈·포장 및 수출탑 시상에서도 IT업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됐다. 총 675명이 수상하는 정부포상 부문에서는 휴대폰 부품 수출업체인 인탑스의 태영민 사장이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732개사에 시상되는 수출탑 부문에서는 휴대폰 수출업체인 팬택앤큐리텔(대표 송문섭)이 4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1억불탑 이상 수상업체 중 절반이 IT수출업체였다.
IT업체 인사 중 주요 훈장 수상자로는 만도의 오상수 사장과 동양전자의 유기복 사장이 각각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것을 비롯해, 통신기기 수출업체인 이지엠텍의 김동필 사장과 위성방송수신기 수출업체인 현대디지털테크의 정규철 사장이 각각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한다.
수출탑을 받는 주요 IT업체로는 위성방송수신기 수출업체 휴맥스가 2억불탑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을 포함해, 세원텔레콤·신흥정밀·이미지퀘스트·코어세스·동진쎄미켐·신흥전자 등이 각각 1억불탑을 받는다. 이에 따라 1억불탑 이상 20개 수상업체 중 절반인 10개사가 IT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자원부는 이번 무역의날 정부포상자 선정시 △수출을 많이 하고 신시장을 개척한 사람 △기술수준을 높여 제값을 받고 수출한 사람 △중소·벤처기업인으로서 탁월한 수출능력을 발휘한 사람 △세계일류상품을 개발하여 수출확대에 기여한 사람 △국내상품의 해외조달 확대에 기여한 사람 등에 대해 포상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수출탑 수상업체 선정을 담당한 한국무역협회도 수출탑의 선정기준을 수출지상주의 시절의 절대 수출액상의 양적 개념이 아닌, 순익 등 질적 우수성 등을 고려하는 형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한편 이번 제39회 무역의날 기념식은 김대중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엄에서 개최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올해 수출현황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연초 마이너스 성장세를 벗어나 하반기부터 반도체·휴대폰·컴퓨터 등 IT제품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8% 증가한 1625억달러 내외가 될 전망이다. 수입도 국내경기 호조와 수출증가로 지난해의 감소세에서 올해는 7% 가량 증가한 1510억달러 정도가 예상된다.
따라서 무역수지 흑자는 당초 정부의 목표치인 70억달러를 훨씬 초과한 11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 60년대 이후 누계기준으로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 흑자로 전환되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월 현재 품목별 수출입 특징을 살펴보면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전년대비 10.4% 증가한 135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품목 가운데 10.2%의 비중을 차지했다. 휴대폰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38.2%로 폭증, 반도체·자동차·컴퓨터에 이어 우리나라의 4대 수출품목으로 등극했다. 컴퓨터 역시 지난해 부진을 벗고 16.9%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5대 수출품목 중 올들어 수출비중이 증가한 제품은 모두 IT제품이 독차지한 반면, 자동차와 선박은 수출비중이 떨어져 IT강국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금탑산업훈장> 김재경 인탑스 대표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한해 동안 5984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려 무역의날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재경 사장은 휴대폰 박판 압축성형기술의 선두주자 인탑스의 사장이다.
김 사장은 성형제품의 소형화와 슬림화로 응력을 제거하고 휨 현상을 방지, 형성 및 정밀치수정도를 극대화한 압축성형기술 개발에 성공해 이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휴대폰용 박판 성형시 가스를 주입, 성형품의 강도 보강 및 박막화, 경량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성형품내 전선 등의 공간을 형성하는 기능성 사출성형기술도 개발하는등 해 인탑스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로 인탑스는 업계 기준치인 0.5% 이하의 불량률 유지와 1인당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출제품의 품질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작년 12월 휴대폰 박판 압축성형기술로 ‘우수기술평가기업’에 선정돼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은 인탑스는 이번 당해연도 동안 전년대비 33%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이 회사는 12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김재경 사장은 “81년 일반전화기 부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업체로 시작해 20여년을 한우물만 파왔다”며 “내년에는 고유 브랜드인 ‘인탑스’의 가치를 제고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의 수출을 적극 강화해 매출 16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탑산업훈장> 최평규 삼영 회장
열교환기 생산 전문업체 삼영(옛 삼영열기)의 최평규 회장은 이 회사를 연간 800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로 키운 주인공이다.
전체 매출의 80%를 미국시장 수출에서 올리고 있는 삼영은 복합화력발전소용인 폐열회수장치(HRSG)와 그 소재가 되는 고주파(HF) 핀튜브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주파 핀튜브의 일부는 인도네시아·호주·브라질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공냉식열교환기(ACHE)는 주로 중동권에 판매된다. 삼영의 매출구성비율은 HRSG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고주파 핀튜브가 약 37%, ACHE는 약 13% 수준이다.
ACHE의 경우 기기 특성상 크기는 작은 상태에서 고효율의 냉각기능을 발휘해야 함에 따라 최대한 콤팩트하게 제작하는 것이 관건.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관련 기술진을 프랑스로 연수까지 보내는 등 기술투자를 지속, 단기간에 열교환기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들어 신규수요가 예상되는 HRSG 분야에서 삼영은 미국의 전문업체 델탁으로부터 공사 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이 회사와 향후 5년 동안 2억7000만달러 규모의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삼영의 모든 제품은 ISO9001 인증과 함께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 마크를 획득, 세계시장의 까다로운 품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30%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35%까지 올랐다. 코스닥등록기업이던 삼영은 지난 3월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거래소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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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3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무역협회 직원과 함께 한국무역의 미래상을 연출하는 버튼을 누른 후 박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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