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통합시스템망이 27일 오전 장애를 일으켜 2시간여 동안 입출금과 송금 등 정상적 업무처리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월 주택은행 시스템과 통합 이후 두 번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 곳의 메인프레임에 데이터 병목현상이 나타나 이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전시스템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측은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은행통합 전인 지난 8월 발생한 장애와 마찬가지로 시스플렉스 체계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체계가 신기술인 탓에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며 IT통합의 문제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스플렉스 체계는 IBM 차세대 호스트 플랫폼 핵심개념으로 여러 대의 컴퓨터를 단일 이미지로 관리해 한 곳에 문제가 있어도 나머지 시스템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무정지·무장애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번 국민은행의 경우 운용 중인 3대의 메인프레임이 모두 멈춰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측은 “이번 사고의 원인분석을 위해 한국IBM의 기술인력 외에 일본과 미국의 IBM 기술인력까지 불러들일 예정이어서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시스플렉스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로 드러날 경우 무정지·무장애 솔루션을 강조하는 IBM의 영업전략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시스템에 외국업체의 신솔루션이 많이 도입되면서 국내 은행 IT인력들의 장애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경우 비슷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