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삼성전자 등이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슬림PC가 양사의 주력 데스크톱 PC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에 따르면 양사가 슬림PC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를 집행하고 소비자의 기호변화가 가세하면서 양사의 슬림PC 판매량이 이달부터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승용차 마케팅 용어로 널리 사용돼 왔던 ‘××년 모델’이란 용어를 등장시켜 슬림PC가 ‘2003년 모델’임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프로모션 행사를 1달여 이상 진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슬림PC인 매직스테이션 MF10/MF20/MZ20 시리즈의 이달 판매량은 6000여대로 지난달 1500여대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삼보컴퓨터의 슬림PC인 AF/AW/AH시리즈의 판매량도 이달 6000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판매 급증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경우 슬림PC 판매량은 가정용PC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선까지 높아졌으며 삼보컴퓨터는 30%선에 도달했다.
이는 양사가 지난해부터 시장 테스트용으로 슬림PC 1종씩을 출시했으나 가정용PC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최근의 폭발적 성장세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슬림PC는 일반 타워용 제품과 비교해 20만∼30만원 가량 고가지만 깔끔한 디자인과 멀티미디어화를 요구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라며 “슬림PC는 내년 상반기에 전체 가정용PC 판매량에서 30%선까지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미디어센터로 알려진 MT20시리즈를 출시, 슬림PC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주로 고가 PC 유저를 대상으로 공략하고 있는 반면 삼보컴퓨터는 중저가 시장까지 노크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보컴퓨터가 최근 출시한 AH시리즈의 경우 자사의 중저가 타워형PC에 비해 10만원 이내로 가격격차를 좁힌 데다 HDD, TV수신카드, 그래픽카드 확장도 가능해 중저가 구매고객은 물론 확장성까지 요구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신필호 마케팅 팀장은 “슬림PC와 일반 타워형PC 제품의 가격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확장성도 해결돼 내년 상반기에는 이 제품이 가정용PC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에는 슬림PC붐이 기업시장까지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