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서버사업이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삼성전자의 서버사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매출이 당초 목표에 미달됐다는 혹평이 있는가 하면 그 정도면 잘했다라는 격려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에서는 올 서버사업에 대한 공식 평가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일단 올해 삼성전자 서버사업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즉 외형적으로 드러난 수치상으로는 내부 목표나 업계의 관심만큼에는 미달됐지만 국내 서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이미지와 위상을 세운 것만큼은 분명 성공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비공식적으로 올 한해 서버사업과 관련돼 세운 목표는 △서버사업 턴어라운드 △시장점유율 20% 획득 △연간 수출 2억달러 달성이라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시장점유율 20% 달성은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가 조사한 지난 2분기 시장조사에 따르면 대수 기준 5.8%, 매출액 기준 7.5% 수준에 머물고 있어 마지막 남은 기간에 선전하더라도 10% 전후의 시장점유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현상은 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됐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작용한 이유도 있지만 대형 외국계 기업이나 인텔코리아와 밀접한 공조를 취하며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개미군단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영업방식이나 유통망 정비가 다소 늦어진 이유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반해 수출은 목표치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분기 선마이크로시스템즈에 연간 2억달러(약 2500억원 수준) 규모의 수출을 계약한 것이나 지난 98년 설립, ‘코리아디벨로프먼트센터’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는 인텔 수출팀의 그간의 사업성과를 고려할 때 수출은 일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서버사업 턴어라운드’, 즉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목표만큼은 성공했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IA서버 시장의 상위그룹은 한국HP와 LGIBM, 삼성전자가 삼파전을 형성하게 됐고 우리가 얼마나 단시일 내에 앞선 외국계 기업과 격차를 좁힐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텔 칩의 성능 업그레이드에 맞춰 자체 소싱 및 개발능력을 접목할 경우 ‘시장 적기 출시(타임 투 마켓)’와 가격경쟁력에서 결코 외국계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소규모 다채널에 의존해온 영업방식을 극복하고 솔루션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는 전문업체를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개편하기 위해 리눅스원·인성디지탈·EPA·제이엔테크 등 4개 서버 전문업체를 채널 협력사 계약을 체결한 만큼 내년부터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를 보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2004년을 겨냥했다. 올 사업 결과가 비록 숫자상으로 세운 내부 목표에는 미달이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큼의 충분한 요인을 갖춘 만큼 내년 한해는 더 두고볼 것을 주문한다. 특히 그간 쉬쉬해온 해외수출건도 내년부터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