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CI와 LGEI의 합병 결의는 지난 2000년 LG그룹이 발표한 지주회사 선언에 대한 ‘완결판’으로 해석된다.
LG는 지난 2000년 지주회사 출범을 선언한 이후 2001년 4월에 화학부문의 지주회사인 LGCI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EI를 출범시키는 등 통합지주회사로의 수순을 밟아왔다.
LG가 그동안 국내 대기업이 한번도 시행해 본 적 없는 지주회사체제 확립에 나선 것은 일단 ‘일등 LG’의 달성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또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과 기업경영에서 창출된 이윤을 선택과 집중에 따른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집중 투자하면서 세계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선진적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게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
LG는 이번 결의에 따라 LGCI를 합병의 모체로 해 LGEI와 LGMRO를 흡수합병키로 하고 내년 1월 임시주총을 거쳐 3월에 통합지주법인 (주)LG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주)LG 이사회는 구본무 LG 회장, 허창수 LG건설 회장, 성재갑 현 LGCI 부회장,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 등 4명과 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 구자정 전 하나증권 회장, 김용진 안건회계법인 고문, 신영수 연세대 교수 등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결의에 따라 합병법인은 일단 외형상으로만 자본금 1조3008억원, 자산 6조2000억원, 자기자본 4조6000억원 규모에 부채비율 35% 수준의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재탄생된다.
하지만 LG가 통합지주법인에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출자부문과 사업부문을 분리함으로써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함은 물론 지주회사는 출자에 전담하고 사업자회사들은 출자에 대한 부담없이 고유사업에만 전념함으로써 사업경쟁력과 지주회사의 가치를 제고한다는 것이다.
존속법인인 LGCI의 상호를 (주)LG로 결정한 것도 이미 글로벌화된 ‘LG’라는 브랜드가치를 공유하고 대내외적으로 LG를 대표하는 회사로서의 상징적 위상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영문상호를 ‘LG Corp.’로 정한 데도 이같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LG측은 밝혔다. LG측은 이번 LGCI 및 LGEI의 이사회 결의를 통한 합병절차가 마무리되면 지주회사체제라는 차별화된 선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일등 LG달성’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는 이같은 출자구조의 단순화에 따른 경영투명성 제고는 물론 사업자회사들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과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돼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LG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LG가 국내 대기업그룹 가운데 최초로 지주회사체제를 도입한 것은 기업지배구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경영사에 큰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 통합지주회사 전환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