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는 이날 내놓은 2003년도 수출입 전망 자료를 통해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IT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내년에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8%대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T수출환경 나아질 듯=산자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세계개발은행(ADB) 등이 내놓은 내년도 주요 국가의 경제성장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세계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T 수출환경은 지난 99년 Y2K에 대비한 PC교체 이후 지연됐던 PC 교체시기가 도래하고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휴대폰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산자부는 분석했다.
실제 IDC는 최근 내놓은 세계 IT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3.7%에 그쳤던 세계 IT시장 성장률이 내년에는 7.9%대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국제유가는 돌발변수가 없는 한 22∼25달러선, 원화환율은 1200∼1250원 사이에서 각각 움직이고 국내경제는 수출에 이어 소비와 투자가 회복되면서 5%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산자부는 봤다.
◇반도체·무선통신기기가 수출 주도=산자부는 품목별 수출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에도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IT품목이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인 반도체의 경우 내년에는 PC 교체시기가 도래하고 세계 반도체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하면서 올해(16.4%)보다 높은 19.3%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무선통신기기 역시 품질·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중국 수출호조세가 지속되고 유럽 등 GSM시장으로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내년에도 IT품목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20%대의 수출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컴퓨터의 경우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PC 교체시기의 도래 및 하반기 이후 세계 IT경기 회복 등으로 인해 올해보다 6.9% 증가하고 가전 역시 개도국과의 경쟁심화 등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북미 디지털TV시장 확대와 백색가전의 고부가가치화에 힘입어 5.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지역별 수출도 IT가 관건=산자부는 지역별 수출전망을 통해 내년도 대미수출은 반도체의 지속적인 호조와 하반기 이후 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의 호조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5.1%)보다 높은 6.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미국을 제치고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한 중국(홍콩 포함)의 경우 내년에도 무선통신기기·컴퓨터·반도체 등 거의 모든 품목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보다 16.2% 증가,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EU지역의 경우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이 호조세를 유지하고 컴퓨터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여 올해보다 6.3% 증가하고 아세안 역시 IT품목의 수출호조로 7%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던 대일수출의 경우 반도체·가전 등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내년에는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봤다.
◇내년 전체 수출 8% 증가=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4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된 데 이어 7월부터는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분기에 워낙 부진했던 탓에 전년대비 7.7% 증가하는 데 그쳐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하진 못할 것으로 산자부는 추정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속에서도 이 정도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IT품목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특히 당초 목표치(70억∼100억달러)보다 많은 11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한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산자부는 내년도 수출증가율 역시 올해와 비슷한 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회복과 IT수요회복, 중국의 고성장 등 긍정적인 요인과 미-이라크 사태, 수입규제 강화, 중국과의 경쟁심화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등 대내외 무역환경이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산자부는 이유를 설명했다.
산자부는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와 달리 수입증가율이 10.6%로 수출증가율을 앞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80억달러로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봤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