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마케팅/ 김민주 지음/ 아라크네 펴냄
언제부터인지 빨간색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젠 친근감마저 느껴지기 시작했다.
친근감이 느껴지게 된 건 물론 지난 월드컵 당시 전국을 붉게 물들였던 붉은악마의 영향 때문일 게다.
그렇다면 빨간색이 어색하지 않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학창시절 철저한 반공교육 탓으로 빨강은 오히려 빨갱이라는 말에 희석되어 금기시해야 할 색깔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빨간색만큼 눈에 많이 띄고 기억 속에 오래 잔재하는 색깔도 없다. 이런 빨간색의 특성을 이용한 마케팅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부쩍 늘기 시작했다. 이른바 레드 마케팅이 하나둘 늘어나며 주위에서 쉽게 빨간색을 접할 수 있게 된 이후로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듯 싶다.
코카콜라·맥도널드·KFC·피자헛 등 외국기업에서부터 LG·SK 등 국내 대기업과 동네 중국집까지 빨간색은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이다.
‘흰색과 검은색 다음으로 생겼다는 빨간색. 원시인들이 벽화에 많이 사용했다고 하여 원시적인 색이었고, 로마와 중세에 들어와서는 귀족의 색이라 하여 고귀한 신분의 색이었다. 또한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광고의 색으로 각광을 받는 등 레드를 보는 사람들의 생각이 꾸준히 바뀌었다.’
빨간색과 기업 마케팅의 관계를 실례를 들며 재미있게 분석한 ‘레드 마케팅’의 저자 김민주 리드앤리더 사장은 빨간색을 이와 같이 표현하며, 우리가 빨강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빨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으로부터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레드 마케팅을 벌이고 있거나 준비중인 기업들 그리고 월드컵에서 레드 신드롬을 경험하긴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레드 마케팅에 소극적인 기업들이 레드를 기반으로 한 컬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국내 대표 기업들이 레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며, 기업의 심오한 마케팅 전략과 우리의 둔감함을 동시에 일깨워주는 데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물론 레드를 쓰는 상품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몫은 충분하다.
빨간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시작으로 해외 유명기업들과 국내 대표 기업들이 빨간색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기업이 왜 빨간색을 쓰는지, 기업이 빨간색을 쓸 때 무엇에 유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마케팅 전문가 김민주 사장의 재미있는 분석이 흥미롭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