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서버를 직접 구입해 온라인 사업을 하던 때는 지났습니다. 핵심 자원을 제외한 모든 것을 아웃소싱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IT와 네트워크는 전문업체에 맡기고 사업에 집중하십시오.”
호스텍글로벌(http://www.hostechglobal.com)의 박재천 사장(50)은 최근 들어 서버호스팅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며 시장평정에 나섰다.
사실 호스텍글로벌이 서버호스팅 업체 인터넷제국을 자회사로 끌어안던 2000년 말에만 해도 실제 가동서버대수는 2900여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11월 현재 가동서버대수는 3850대로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고객사수만도 2200여개사에 달할 정도. 최대의 경쟁사업자였던 IMC가 이번 사건으로 위기에 봉착한 것을 감안하면 호스텍글로벌이 국내 서버호스팅 시장을 평정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한편 박 사장은 최근 동종업체 아이모바일컴퓨팅(IMC) 및 에이콘 등이 매출 부풀리기를 위한 어음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호스팅 업계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자 진화에 나섰다. 실적과 내실을 보고 평가해달라는 주문이다.
“지난해 매출 125억원 중 서버유통 매출이 40억원에 달했지만 올 초부터 서버유통 사업은 완전히 접었습니다. 올 매출 예상액 140억원은 순수 서버호스팅 매출로 제대로 달성된다면 지난해 85억원에 비해 65%나 성장하는 셈이지요. 최근 IDC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연간 40여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게 된 점도 경영여건을 대폭 개선시켰습니다. 어음발생도 일절 하지 않으니 부도는 가당치도 않습니다.”
호스텍글로벌은 얼마 전 CRM 전문업체인 디지엠시스를 합병했다. 지난 99년 설립된 디지엠시스는 지난해 매출 70억6100만원에 영업이익 15억4200만원을 거둬들일 정도로 실적이 뛰어난 소프트웨어 업체. 올 상반기에도 매출 41억3000만원에 영업이익 7억2800만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일궜다.
“디지엠시스가 확보한 탄탄한 오프라인 기업 고객들을 자사의 서버호스팅 고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시장을 넓힐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기존 고객에게 디지엠시스의 CRM솔루션을 공급하고 향후 인터넷 마케팅·인터넷 교육·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입니다.”
박 사장은 이를 통해 내년 매출을 35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흑자 원년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호스텍글로벌의 급성장을 두고 의심을 눈초리를 보낸다. 낚싯대 제조업체 동미테크가 2000년 12월 드림디스커버리 벤처스 컨소시엄(DVC)을 거쳐 아이클러스터의 박재천 대표에게 인수되는 과정이 인수개발(A&D) 후 코스닥에 우회등록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박 사장의 답변은 명쾌하다.
“소액투자자만 골탕먹이는 구태를 재현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정통 IT분야에서 성장한 제가 호스팅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누적적자에서 벗어나려면 몇년은 더 걸리겠지만 장치산업에서 이만한 성공은 드문 케이스입니다. 이렇게 성공적인 기업을 떠나는 투자자가 바보겠지요.”
박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과 데이콤 전략기획본부장, 신사업추진본부장, 정보통신사업단장, 하나로통신 기획사업부문장, 데이콤 전무 등을 거쳐 현재 아이클러스터 및 호스텍글로벌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