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도리코, 한국HP, 한국후지제록스 등은 국내 사무기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기업 및 외국 기업들이다.
프린터, 팩시밀리, 복사기 등의 사무기기분야는 이들처럼 기술과 대규모의 자본이 없으면 시작도 못할 사업 품목이란 점을 반증해 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점에서 불과 1년도 안된 가운데 급속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릭스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두려움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뛰어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축적된 기술이 있고 승부할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프릭스의 최훈부 사장(36)은 국내 모 대기업 중앙 연구소에 근무하며 PC 주변기기의 통합이 일어날 것이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한다.
“윈도의 등장으로 PC 환경이 통합되는 것을 보며 주변기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을 했지요.”
그가 착안한 ‘개별적인 사무기기 기능들의 통합’이란 아이디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복합기란 개념이었던 것이다.
“연구소 시절 남다른 아이디어에 대해 배타적으로 생각하는 조직의 생리에 거부감이 느껴져 지난 94년 직접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는 최훈부 사장은 프릭스를 통해 복합기에 대한 꿈을 실현시켰다.
국내 최초의 복합기 ‘F1’을 개발해 모 대기업에 OEM방식 공급을 시작했고 97년에는 세계 최초로 복합기 전용 엔진을 개발했다.
세계적인 프린터 기업인 미국 HP사가 일본 캐논사로부터 프린터 엔진을 공급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내 벤처회사가 엔진을 개발, 생산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 올초 필립스사와 3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행운을 얻었다”고 말하는 그는 2002년이 본격적인 내수 및 수출증대를 시작하는 원년이 됐다고 말했다.
프릭스의 고민은 이제부터다. 그동안은 개발 위주의 사업체였으나 제조·판매까지 책임지는 회사로 성장하는 가운데 다른 사무기기 회사들과의 본격적인 경쟁대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프릭스는 지난 9월부터 직원들의 자발적인 추천과 내부 평가에 따라 이달의 프릭스인(PRIXER)을 뽑으며 직원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를 자극하고 있다.또 차기 모델 개발에도 분주하다.
또 필립스측으로부터 다음 모델에 대한 계약의사를 요청받고 있으며 일본의 유명 사무기기 업체와도 막바지 가격협상이 진행중일 정도로 분주하다. 최훈부 사장은 “국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보니 아직은 수출이 더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다”고 겸손해하지만 거품이 있는 국내 사무기기 시장에서 가격 합리화를 이끌고 나가겠다는 포부에 가득차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