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력정책과 제도요? 저에게 물어보세요.”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은 특유의 섬세함을 무기로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여성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각 기업들이 여성인력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삼성SDS 여성인력정책의 중심에는 ‘다이나믹 HR 랩’ 소속의 정지영 대리(30)가 있다.
96년 입사해 SI개발 및 SM운영파트를 거치며 IT현장을 누비던 정 대리는 지난 9월 회사가 여성인력 전담자를 두기로 결정하자 ‘다이나믹 HR 랩’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 둘을 둔 5년차 주부이기도 한 그는 여성으로서 현장에서 느꼈던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마련해보고 싶었다.
이미 지난 5월 그룹 차원에서 구성한 ‘여성인력활성화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여성정책업무를 맡은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여성직원들이 그동안 여성전담조직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삼성SDS는 강남 본사와 분당 하이테크센터 모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저같은 여성인력전담자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괜찮은 편이죠. 하지만 제도만 마련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인식변화입니다.”
기혼여사원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육아와 가사를 여성만의 숙제로 인식하는 남성 위주의 문화가 여성들을 가장 힘들게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음달 오픈을 앞둔 유축실(모유를 짜서 보관하는 장소) 설립계획을 듣고 상당수 남자직원들이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현한 것이 좋은 예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절대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변해야죠. 사실 조직생활 능력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성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여성을 진정한 업무 파트너로 인정하는 남성들의 인식변화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는 앞으로 지난 3월 오픈한 여성인력커뮤니티인 SDS우먼(http://www.sdswoman.com)을 통해 여성직원들의 목소리를 키우는 데 주력하면서 삼성SDS가 여성인력활용에 관한 한 국내 최고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한다는 생각이다.
“21세기에는 여성성이 가미되지 않은 조직문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남성들의 장점인 추진력과 결단력, 응집력에 여성들의 섬세함과 대인관계 포용력 등이 가미된 21세기형 조직문화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