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전문업체가 아닌 해외 IT기업들이 국내 보안시장 공략에 나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BM, CA, 시스코시스템스, HP 등 IT업계의 거대 기업들은 최근 들어 국내 지사를 통해 보안사업 강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IBM과 CA는 보안관리 솔루션 판매를 위한 채널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시스코시스템스와 HP는 하드웨어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종 보안업체는 해외 IT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또 다른 일부 기업들은 해외 IT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등 국내 보안시장에서의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주력제품인 보안관리 솔루션 판매확대를 위해 토종 보안솔루션 업체와 제휴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포럼에 이어 3개 업체와 협의를 진행중인데 연내에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몇몇 제품이 경쟁관계인 탓에 제휴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지만 최근 한국IBM이 보안관리솔루션에만 주력하기로 하고 제휴를 모색하던 토종 보안솔루션 업체도 보안관리솔루션 사업을 축소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풍연 한국IBM 보안솔루션팀장은 “IDS나 방화벽 등 개별 포인트 솔루션은 토종 보안업체가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K4등급과 같은 제도적 걸림돌도 있어 보안 관리솔루션에만 주력하기로 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보안 관련 매출을 2배 이상 신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CA(대표 지일상)는 국내 보안시장의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 이달부터 내년 3월말까지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한다. 이 팀은 새로운 채널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현재 30개 정도인 보안제품 채널을 내년 3월 말까지 10개 정도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채널수를 축소하는 대신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채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또 기존 영문버전만 있는 제품을 한글화해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고 본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안 관련 자격증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CA는 VPN이나 IDS, 방화벽 등 개별 포인트 솔루션 사업을 크게 축소하는 대신 보안관리솔루션에만 주력해 올해 전체 매출 가운데 20%를 차지한 보안분야 매출을 내년에는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도 주력제품인 네트워크 장비에 보안기능을 포함시킨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이 회사의 전략은 자사의 모든 제품들에 통합네트워크 보안서비스를 내장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VPN이나 IDS 등의 보안솔루션 구매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데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보안 어플라이언스 업체와 경쟁관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토종 보안업체와 협력해 자사 서버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서버 제품 가운데 IA64서버 판매에 주력하는데 주로 인젠 등 토종 IDS업체와 협력해 IDS 서버로 공급하고 있다. 한국HP는 11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시장의 솔루션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협력프로그램인 SVAR(Solution Value Added Reseller)를 통해 보안분야의 협력업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