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제전화 정산료 인하 조짐

 지난 1일 분당 2∼3센트에서 17센트로 전격 인상한 중국 착신 국제전화 정산료가 다시 인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지 10월 31일 1·3면 참조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별정통신사업자들이 그간 개별적으로 중국 사업자와의 협상을 벌여 국제전화 정산료가 10센트선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기간통신사업자의 명확한 방침이 공개되지 않아 이번 협상결과가 실제 중국 국제전화 통화료 인하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중국 당국의 강경한 입장이 누그러져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홀세일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안정적인 통화량을 보장하는 사업자가 적어 실제 통화료 인하까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별정통신업체인 I사는 최근 미국 홀세일사업자와 여러 루트를 통해 중국 정산료 인상 후 매일 협상을 벌인 끝에 10∼12센트의 정산료를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A사도 14∼15센트선의 정산료에 합의하는 한편 파트너사와의 추가 인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A사 관계자는 “미국 몇몇 사업자의 경우 중국 사업자와 정산료 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현지의 사업자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경로를 찾아 정산료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자와의 직접 협상보다는 제3국을 거쳐 국제전화를 연결하는 별정사업자와 달리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중국 차이나텔레콤 등과 직접 협상을 통해 정산료 인하를 추진중이다.

 KT는 지난 26일 글로벌사업팀 장용원 트래픽사업부장 등 담당자들이 중국을 방문, 차이나텔레콤과 정산료 인하협상을 벌이고 있다. 데이콤도 차이나텔레콤과의 협상채널을 통해 몇차례 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다음주 중국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중국 측의 인상에 따른 외화유출 우려가 있는 만큼 대응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며 “사업자간 협상추이를 지켜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중국과의 양자간 협상에서 인터넷전화(VoIP) 활성화 등의 주제를 통해 정산료 인하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든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통화물량 선약제를 통해 저렴한 정산료를 적용하는 통화물량 확보를 추진할 것이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정산료도 올리는 맞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며 “일본·미국 등과의 공동대응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일방적인 정산료 인상으로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거는 장거리전화 정산료도 2센트에서 17센트로 인상돼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홍콩의 국회의원들과 중국의 주룽지 전 총리도 중국의 통신당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 추이가 주목된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