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보유하기 어려운 연구자원을 한데 모으고 신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연구자원을 손쉽게 나눠 쓸 수 있도록 하는 ‘특수연구소재은행’에 대한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초보적인 운영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예산 및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자료를 공유할 기본 홈페이지마저 구축하지 못하는 등 대부분의 소재은행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황=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특수연구소재은행은 20여개로 대부분 연구회 및 한국과학재단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특수은행인 유전자은행의 경우 기초기술연구회에서 매년 5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국내 연구자 및 업체 등을 대상으로 세균·곰팡이·효모 등과 관련된 균주 6700여개, 동식물·조류 균주 1000여개를 분양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화학연구원의 한국화합물은행은 공공기술연구회에서 고부가가치 신약개발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6억원 가량을 투입, 화합물 소재를 집적하고 있으며 서비스 품목은 모두 3만5000여개에 달한다.
화학연은 2007년까지 15만개의 화합물을 구축할 계획이며 이 수량은 국제적 화합물 시세에 비춰볼 때 적어도 5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재단에서는 전국적으로 공동이용이 가능한 특정대학을 거점으로 24개 특수은행에 대해 1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와 개선점=특수연구소재은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은행이 심각한 예산 및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응용개발연구기관에서 소재은행을 구축·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예산이 중단된 곳도 있다. 지난 2000년 연구용 항체제작 지원시설과 비철모합금은행이, 지난해 한국인정신질환자유전체DNA은행 등 모두 3곳이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인프라에 속하는 특수연구소재은행에 대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예산 지원을 유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학 중심의 은행 선정과 예산지원이 어렵다면 대학이나 학회·기업체와의 지원을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이미 만들어진 은행들이 실질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DB 구축과 상호교류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예산지원과 보다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지원 분야도 생물자원 관련 은행만이 아니라 NT·IT·ET·ST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상호유기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출연연의 관계자는 “일부 소재은행의 경우 홈페이지마저 운영되지 않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과학기술입국을 건설하려면 정부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안정적인 지원대책과 투자를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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