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오는 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참다운 지도자를 선택하는 안목을 키워줄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전국민의 눈과 귀가 정치권에 모여있을 뿐 아니라 각종 언론매체가 연일 공정한 선거와 전국민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지도자의 참모습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BS가 9일(월)부터 13일(금)까지 매일 밤 10시 40분에 방영하는 5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는 대표적인 정치가 5명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바른 지도자상을 제시한다. 성장기, 초기 정치 커리어, 대통령 선거전, 대통령직 수행시기, 퇴임 후 행보 등을 중심으로 그들의 자질을 평가하고 국정수행·외교·사생활까지 집중 분석한다.

 이 프로그램에 방송되는 5명의 세계 지도자에는 우선 대통령제가 정착돼 있는 미국의 현대 대통령 가운데 우리에게 익숙하며 ‘레이팅 더 프레지던츠(Rating the Presidents)’의 종합 순위에서 70년대 이후 수위에 있는 3명인 카터·레이건·클린턴이 선정됐다.

 또한 중국의 덩샤오핑은 대통령은 아니지만 현재 고조되고 있는 중국에의 관심을 반영해 선정됐으며, 넬슨 만델라는 협상가 혹은 중재자로서의 성공적인 대통령의 모습에 무게를 두고 선정됐다.

 이들의 성장 배경과 정치입문 과정, 그 후 국정수행 형태, 퇴임후의 행적 등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각각의 리더십을 꼼꼼히 살펴본다.

 9일 방영되는 제1부 ‘스캔들로 얼룩진 CEO형 대통령, 클린턴에게 배운다’는 지난 98년 전 세계를 스캔들로 들끓게 했던 미국 대통령 클린턴을 통해 한사람의 대통령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커리어 빌딩(career building)의 과정을 주목하고 또한 대통령의 자질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을 분석한다. 또한 흔히 스캔들이라는 흥미 위주의 평가에 가려져 있는 클린턴의 다면적인 리더십을 살펴본다.

 제2부 ‘중국 개혁 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에게 배운다’는 덩샤오핑의 ‘흑묘 백묘’ 논리에 근거한 실용주의의 실체를 규명하며, 또한 홍콩 반납의 확답을 얻어낸 배짱있는 외교술, 천안문 사태에서 나타난 한계에 이르기까지 그의 리더십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분석한다.

 제3부 ‘청렴과 도덕성을 배운다-지미 카터’는 오는 10일 올해의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는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지미 카터는 역대 대통령 중 성격과 도덕성에서 5위로 평가받을 만큼 자질면에서는 뛰어난 대통령이었지만 재임 중에는 가장 인기 없던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퇴임 후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직 대통령’ ‘거듭난 정치가(statesman)’로 바뀐 그의 삶과 업적을 되돌아본다.

 제4부 ‘카리스마와 추진력의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영화배우 출신으로 미국의 제40대 대통령이 되어 전세계에 화제가 된 레이건 대통령에 대해 분석한다. 그는 ‘레이건 혁명’을 통해 미국의 기수를 오른쪽(보수)으로 돌렸고 공산주의의 몰락을 앞당기는 씨를 뿌렸다. 지금은 알츠하이머병으로 투병중이지만 80년대 미국을 세계 슈퍼 강대국으로 만든 그의 카리스마와 추진력은 그를 강력한 지도자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국가를 넘어 세계평화로, 만델라에게 배운다’는 끊임없이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각국의 협상을 위해 항상 나섰고 미국의 대테러전에서의 독자적인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가운데 한명이며, 국경의 경계를 넘어 세계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는 만델라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