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52인치 TFT LCD 개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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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필립스LCD가 52인치 TFT LCD모듈을 개발한 것은 그동안 LG필립스·삼성전자·샤프 등이 수년째 지속해온 대면적 세계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 이상의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개발 당사자인 LG필립스는 15인치에서 52인치에 이르는 광범위한 제품 라인업을 형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차세대 TFT LCD시장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는 TV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LCD 대 PDP=TFT LCD의 ‘마의 50인치벽’이 LG필립스에 의해 깨짐에 따라 향후 LCD와 PDP간의 대형 평판디스플레이(FPD) 시장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PDP 진영은 이미 63인치(삼성SDI)의 상용화를 실현했으며 이론적으로 100인치대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대형 디지털TV 시장의 승부처가 50인치 안팎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양 진영간의 ‘파워게임’은 갈수록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그럼에도 당장에는 LCD와 PDP가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52인치 LCD TV의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현 5세대 라인에서는 기판효율이 떨어지고 가격 또한 엄청난 고가를 형성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LCD업계가 TV시장에 맞춰 준비중인 6세대 라인에서 50인치 전후의 제품을 쏟아내는 2004년 하반기부터 PDP진영과의 치열한 영역다툼이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승부처인 40∼50인치대에서 어느 기술이 경쟁력을 갖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양 진영의 예상은 확연히 엇갈린다.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그러나 “LCD와 PDP의 승부는 가격경쟁력에서 결판날 것”이라며 원가인하 속도가 빠른 LCD쪽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52+α 가능한가=결론부터 말하면 LG의 이번 52인치 기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존하는 최대 기판규격인 5세대 라인에서 만들 수 있는 크기의 한계가 52인치 단 1장이기 때문.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도 “가로 세로 화면비율을 16대9가 아닌 20대9로 하거나 유리기판을 늘리는 등의 변칙이 아니고는 원천적으로 52인치 이상은 만들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세계 최초로 6세대 라인(1500×1800㎜)을 구축중인 샤프의 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2004년 초반이나 LG필립스와 삼성전자가 6세대 가동 목표로 잡고 있는 2004년 하반기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6세대 라인에선 이론적으로 80인치대까지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샤프가 37인치로 세계 기록을 세운 이래 4∼5세대 투자지연으로 LG와 삼성에 기선을 제압당했다는 점에서 만약 60인치 전후에서 새기록이 나온다면 LG나 삼성의 몫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반격은=42인치에 이어 52인치에서 LG필립스에 1위 자리를 내줘 자존심이 상한 삼성전자는 다소 당황해하면서도 “문제는 빨리 개발하는 것보다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애써 태연한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삼성도 그저 놀고만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내년으로 예상되는 LCD TV 1세대 시장 표준화가 30∼36인치대역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LG와 삼성의 최근 대면적 개발경쟁은 비즈니스 측면보다는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일등주의’를 강조하는 삼성 특유의 기업 성향을 감안할 때 앞으로 삼성이 LG보다 큰 ‘52+α’ 개발에 사활을 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