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자동차용 핵심 압력센서 모듈 개발을 위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 개발사업이 최근 정부의 부품소재개발과제에서 제외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TPMS는 미국이 2006년부터 자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채택을 의무화, 국산화가 시급한 품목이란 점에서 향후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TPMS는 운행중 타이어의 공기압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주는 첨단 시스템으로 사고예방과 연료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5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의 2003년도 신규 부품소재개발과제로 제출된 TPMS 개발사업이 최종 심사에서 끝내 제외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심사를 담당했던 산업기술평가원 서상옥 부품소재실장은 “TPMS 개발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과제 추진체계에 대한 전문 심사위원들의 이의제기로 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체, 압력센서업체, 고주파(RF)전송모듈업체, 전자부품연구원·자동차부품연구원 등 관련기관과 업체들로 구성된 ‘TPMS 개발 컨소시엄’은 사실상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 11월 5일자 30면 참조
컨소시엄 참여업체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정부지원과제에서 탈락됨으로써 TPMS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구심점을 상실, 업계가 추진해온 TPMS 국산화 계획은 제동이 걸린 셈”이라면서 “앞으로 TPMS에 대한 기술공백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또 “완성차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이 2006년부터 TPMS 장착을 의무화하는 데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못할 경우 연간 900억원 이상의 달러가 해외로 유출되고 말 것”이라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특히 TPMS 개발 및 상용화까지는 최소한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내년에 개발과제로 선정한다 하더라도 완성차업체들은 상당기간 수입제품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핵심 회원사로 참여한 현대자동차가 TPMS 개발이 이뤄지면 이를 우선 사용하겠다는 ‘이용 확약서’까지 제출하는 등 이례적인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불구, 정부가 이를 탈락시킨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TPMS에 대한 경제성과 미국 등 완성차 선진국들이 TPMS의 채택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필립스 등 세계적인 전자 및 자동차업체들은 TPMS 관련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