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전자서명 특허 급증

 인터넷의 발달로 전자상거래가 확산됨에 따라 암호 및 전자서명 관련 특허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 전자심사담당관실이 지난 80년 1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한국의 특허정보원(KIPRIS)을 비롯해 미국·일본·유럽의 델피온(Delphion)사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9942건의 암호 및 전자서명 관련 특허기술을 분석한 결과 미국이 공개키 방식에 바탕을 둔 전자서명표준(DSS:Digital Signature Standard)을 제정한 94년 이후로 세계적으로 암호·전자서명 관련 특허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특허출원이 최근 몇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미국·유럽·한국 등의 순이었다.

 일본은 95년부터 특허출원이 서서히 증가하다가 90년대 후반 들어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은 90년대 초반부터 특허출원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다 98년 이후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이번 조사에서 등록된 특허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 출원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한국은 96년까지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 97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기술분야별로는 전체 출원(미국의 경우는 등록특허기준)건수 가운데 키 관리 분야가 37.1%로 가장 많았으며, 사용자/개체인증 및 암호분야가 각각 29.6%, 28.6%를 기록했다. 메시지 인증은 4.7%에 불과했다.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한국의 특허출원 동향은 사용자·개체인증 39.5%, 암호 34.7%, 메시지 인증 12.6% 순이었으며 키관리 분야는 13.2%에 그쳤다.

 이는 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이동통신을 이용한 전자지불 시스템의 도입이 확산되면서 사용자·개체인증의 필요성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며 최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암호기술 부문의 특허출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기간 한국에 암호및 전자서명 관련 특허를 출원한 해외 국가들을 보면, 미국이 60건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35건이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의 출원건수는 모두 합해도 17건에 불과해 한국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