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카드깡 등 인터넷 전자상거래(EC)를 악용한 불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국세청과 업계가 공조에 나섰다. 이는 국세청이 탈세혐의가 짙은 60개 인터넷 경매·지불대행(PG)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는 발표 후에 나온 움직임으로, 정책당국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업계 자정노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PG와 신용카드사 대표 및 전경련과 함께 협의를 갖고, 온라인상에서 카드깡이나 탈세를 근절하기 위해 업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협의 결과 국세청은 PG업체들이 하위 쇼핑몰의 사전심사를 철저히 하도록 사전·사후 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사와 PG업체간 정보공유 시스템을 강화해 일반 오프라인 가맹점 수준의 심사가 가능하도록 권고했다. 또 국세청이 보유한 위장 가맹점 및 폐업체 정보도 이달 중 신용카드사로 제공, PG의 하위 쇼핑몰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거래 승인시 승인중지요청코드를 이달 중 개발해, 국세청이 불법거래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거래를 중지시키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품권 판매도 카드로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전면 단속키로 의견을 모았다. 또 내년부터는 PG의 하위 쇼핑몰에 결제거래 자료제출을 요청해 3개월에 한번씩 정산일을 기준으로 거래금액과 건수를 통보받을 예정이다. 대신 이같은 방침에 적극 동참하는 쇼핑몰의 경우 내년부터는 오프라인 가맹점 수준인 2% 가량의 세액공제도 부여하는 방향으로 법제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의에 따라 국세청과 관련업계는 이달 중 PG사와 신용카드사간 특약을 체결하고, 거래금액에 대한 카드사 통보를 의무화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PG업계는 카드사마다 거래정보 규격이 달라 번거로움을 초래하고 있다며 표준화 등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입점 쇼핑몰에 대한 심사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국세청과 카드사-PG업계가 상호 지속적인 정보공유를 추진키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불법거래 근절을 위해 민관 공동의 노력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향후 꾸준한 공조체제를 이어감으로써 궁극적으로 민간 자율적인 시장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