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카펠라스가 소리소문 없이 월드콤 회장 및 CEO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AP에 따르면 카펠라스는 지난 3일부터 미시시피주 클린턴의 본사 대신 버지니아주 애스번 사무실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나 회사측에서는 그의 취임 첫날 동정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취임 기자회견도 갖지 않았다.
카펠라스는 취임에 앞서 수주전 휴렛패커드의 2인자 자리를 떠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영진 개편이나 회사 분할과 같은 조치 없이 월드콤을 파산으로부터 구해내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는 월드콤이 흑자 전환을 이루고 파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비용을 절감할 방안을 내놓으라는 대내외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카펠라스가 경쟁사들과 일부 대역폭 계약을 취소하고 비핵심 자산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데이븐포트의 애널리스트인 드레이크 존스톤은 “앞으로 몇주간 큰 변화는 없겠지만 사업을 강화하고 고객이 빠져나가는 것만 막아도 큰 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펠라스는 또 지난주 연방판사와 월드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정권리인인 리처드 브리든에게 더 많은 관리권을 부여하도록 한 부분합의안에 서명해 더욱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부학장 제프 소넨필드는 “카펠라스 회장이 최악의 경영 악몽에 직면해 있지만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는 인내심과 겸손함을 갖춘 뛰어난 인물임이 틀림없다”고 평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