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시장의 새로운 시장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17인치 TFT LCD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CD 가격폭락과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17인치 LCD가 기존 15인치 LCD는 물론 17·19인치 컬러 모니터용 브라운관(CDT)까지 대체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20% 안팎의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LCD 모니터 업체들은 LCD 모듈을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17인치 LCD 업체인 삼성전자가 대형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위주로 우선 공급하면서 중소 모니터 업체들은 LCD 모듈 구매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모니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필요한 구매량의 절반 정도밖에 확보하지 못해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현재 전세계 17인치 LCD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천안공장을 신규 5세대 라인(L5) 중심으로 주력 생산시스템을 재편하기 위한 라인 정상화(램프업)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율문제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의 장원기 전무는 “현재 모니터업체들의 주문량을 다 소화하지 못해 주문 초과량이 20∼30%에 달하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지난 10월 가동한 5세대 라인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으며, 이달부터 유리기판 투입량을 최대 수준인 월 2만장대로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품귀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이디스와 대만 AUO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LCD 업체들의 17인치 공급능력이 부족해 만약 현재와 같은 수요강세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품귀현상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세계 최대 모니터용 LCD 업체인 LG필립스는 15, 18.1, 20.1인치 중심으로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하이디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17인치 모듈 공급부족이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연말특수가 마무리되는 이달 하순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LCD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수요기반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어 당분간 LCD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점에서 17인치 수요는 내년 이후에도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대만 AUO와 LG필립스가 17인치에 최적화된 5세대 라인(1100×1250㎜)을 가동하기까지 수급 사이클은 매우 불안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