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5세대 라인 가동에서 ‘52인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개발’에 이르기까지 올해 전세계 LCD업계로부터 LG필립스LCD 구본준 사장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도 드물다.
지난 99년 LG전자와 필립스의 합작사로 출범한 LG필립스LCD를 4년째 이끌고 있는 구 사장은 올해 LCD 일등 신화 창조의 주역이다. 그는 특유의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남들보다 한박자 빠른 설비투자를 통해 지난 5월 세계 5세대 라인(1000×1200㎜) 1호를 가동했다.
‘일등 조직이 일등 회사를 만든다(No.1 Members No.1 Company)’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엘리트식 조직문화와 끈끈한 결속력을 강조하는 구 사장은 8월엔 5세대 라인 가동 3개월 만에 수율 80%를 달성,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계기로 10월엔 생산 및 출하량면에서 숙적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구 사장을 올해 확실한 뉴스메이커로 만든 또 하나의 사건은 삼성전자와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각축을 벌인 대면적 TFT LCD 개발 레이스. LG필립스는 지난 10월 삼성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40인치)을 1년여 만에 2인치 갱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삼성이 46인치로 반격에 나서자 이달초 LCD 기술의 한계로 알려진 52인치를 내놓으며 숨가뿐 레이스에 종지부를 찍었다.
구 사장은 내년에도 ‘진정한 LCD, 세계 일등을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미 많은 것을 이루어냈음에도 그의 열정만큼은 조금도 식지 않았다는 평이다. 그의 다음 히든카드가 주목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