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정보 공동활용계획 놓고 의사협회와 의료정보화 업체 엇갈린 시각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환자진료정보 공유체계 수립계획이 의료기관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대한의사협회의 반발에 부딪쳐 귀추가 주목된다.

 복지부의 이번 계획은 의료기관별로 서로 다른 현행 환자진료정보의 형식을 표준화하고 이를 상호 공유함으로써 중복검사를 막아 의료비를 절감하고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목표로 2005년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내년 8월까지 본 사업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기로 하고 현재 사업자 선정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가 ‘환자정보 유출로 인한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계획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의사협회측은 최근 낸 보도자료에서 “전산망 보안은 완벽하지 않다”며 “정보유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의사협회가 의료기관간 정보공유체계가 구축되면 필요없는 중복검사가 사라져 수익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보유출은 내부직원에 의한 것이 다반사로서 관련 법제화와 처벌강화를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의료정보화업계의 한 관계자도 “기술적으로는 정보유출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국가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될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의료정보화업계는 진료정보 공유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개별 병원에 전자의무기록(EMR)이나 처방전달시스템(OCR) 같은 정보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한동안 뜸했던 의료정보화시장의 신규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의료기관의 특성상 미흡할 수밖에 없었던 의료정보화가 국가주도 사업을 통해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정보화업계는 그러나 정부가 추진했던 전자건강보험증사업이 각계 각층의 이해관계로 유보된 것처럼 이번 환자진료정보공유체계사업의 성패 역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상호 공감대 형성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