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느라 어느 누구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낸 주요 이동전화단말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말에도 한해를 뒤돌아볼 겨를조차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들은 연말에도 국내에서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해외에서 바이어과 협상을 벌이느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연말까지 국내에 머물면서 내년도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상품전략을 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사업 하나하나를 꼼꼼히 직접 챙기는 경영스타일 탓에 서울 본사와 구미 공장을 오가느라 송년의 여유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과의 송년회에도 참석할 예정이지만 상당 시간을 경영혁신과 관련한 업무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김종은 사장은 홍콩·중국·미국 등 출장으로 해외에 머물면서 연말을 맞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2일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미국으로 떠났다. 버라이존와이어리스 등 주요 고객을 만나 내년도 공급물량에 대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연초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측근들조차도 김 사장 얼굴 본 지가 오래됐다”며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면 인사관련 업무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계열의 CEO들은 연말 바쁜 일정을 역할을 분담해 소화해 내고 있다. 팬택계열 박병엽 부회장은 연말까지 국내에 머물면서 내년도 경영전략을 짜는 데 주력하는 반면 팬택 이성규 사장과 팬택&큐리텔의 송문섭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에 몰두하고 있다.
팬택 노순석 상무는 “박 부회장은 내년도를 승부처로 보고 영업직원을 독려하고 생산과 연구개발쪽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며 “계열 사장들은 중국·러시아·미국 등을 오가며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