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홈쇼핑 사업자 가운데 올해 가장 손해 보는 장사를 한 기업은 현대홈쇼핑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홈쇼핑업체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주요 홈쇼핑 사업자의 ‘2002년 매출과 손익 자료’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이 무려 2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홈쇼핑 설립 자본금의 절반에 가까우며 같은 후발 홈쇼핑 업체의 적자액보다 평균 3배 이상 큰 규모다.
특히 이 같은 적자 규모는 과도한 프로모션과 경품 행사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아 홈쇼핑 업체의 매출을 높이기 위한 무리한 경품 행사와 이벤트가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 줘 주목된다.
현대홈쇼핑(대표 강태인)은 올해 경영 성과를 집계한 결과 매출 4200억원과 2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 측은 “사업 첫해인 올해 매출 면에서는 4000억원을 넘어서 우리와 농수산쇼핑 등 후발 홈쇼핑 업체 중에서는 가장 성과가 좋다”며 “반면 프로모션과 이벤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200억원 수준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10월부터는 월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해 내년에는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와 같이 출발한 후발업체인 우리홈쇼핑(대표 조창화)은 사업 첫해인 올해 매출 3900억원에 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홈쇼핑측은 “프로모션이나 경품비용보다는 케이블사업자(SO)나 시설투자에 따른 비용손실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며 “올해 대부분의 투자가 마무리돼 내년에는 소폭의 흑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수산쇼핑(대표 이길재)은 3000억원의 매출에 30억원 정도의 흑자를 기대해 후발업체 중에서는 가장 경영성과가 좋았다. 선발업체인 LG홈쇼핑은 2조4000억원의 매출에 556억원의 순익을, CJ홈쇼핑은 1조4500억원의 매출에 450억원 정도의 순익을 낙관해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상당한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5대 홈쇼핑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현대는 다른 후발업체의 경우 대부분의 손실이 미디어나 시설 투자인 데 반해 프로모션과 경품비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현대는 사업 초기부터 ‘명품채널’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도 한편에서는 파격적인 이벤트 행사로 홈쇼핑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5월 홈쇼핑 업계 처음으로 10% 할인과 할인 이외 따로 10%를 적립해 주는 바겐세일을 처음으로 실시한 데 이어 6월에는 모든 구매고객이 구입한 물건의 50%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현대홈쇼핑의 파격적인 할인행사는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현대는 보다 좋은 채널을 얻기 위한 SO 투자의 경우 현대백화점에서 공격적으로 진행해 왔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바뀐 회계기준 등의 영향으로 점차 유통업체도 덩치나 매출 부풀리기보다는 흑자 위주의 경영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며 “단순히 매출을 위해 무분별한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5대 홈쇼핑업체 2002년 경영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