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세계 1위 위상을 다지기 위해 5세대 라인의 생산능력을 당초 계획보다 60% 가량 늘어난 월 16만장(유리기판 기준) 규모로 크게 확대한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5세대 TFT LCD라인을 가동하며 월 12만장 생산을 목표로 후속 설비투자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간 설비투자 경쟁은 재점화될 전망이다. 또 일본·대만 등 경쟁국과의 생산능력 격차가 더욱 벌어져 이들의 추격권에서 벗어나며 TFT LCD 최강국의 위상을 더욱 돈독히 할 것이란 기대감도 안겨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9월말 천안 5세대 라인(1100×1250㎜), 즉 5라인(L5)을 가동해 내년 상반기까지 월 10만장을 목표로 후속 투자를 진행중인 것과 별개로 내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월 6만장 규모의 새로운 TFT LCD라인(1100×1250+α㎜, L6)을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에 따라 이달중 660억원을 투자해 건물을 건설하고 내년 10월 이전까지 1조원대의 후속 투자를 통해 라인 셋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2005년초 가동을 목표로 충남 아산(탕정)에 설립을 추진중인 LCD TV전용 6세대 라인 투자계획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의 L6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대형 패널을 겨냥한 것으로 특히 15인치 노트북 및 20인치 모니터를 타깃으로 삼고 있어 L6의 기판규격은 ‘1100×1300㎜’가 가장 유력하다. 이 기판 크기에선 15인치 노트북용 패널이 16개, 20인치 모니터는 9개까지 생산이 가능해 기존 삼성 L5와 LG필립스LCD 5세대 라인(1000×1200㎜)에 비해 생산성이 뛰어나다.
이번 삼성의 5세대 추가 투자계획 발표는 최근 라이벌인 LG필립스LCD에 역전당한 전세를 만회하고 대만 업체들의 추격을 봉쇄, TFT LCD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 담긴 것으로 풀이돼 LG필립스LCD의 대응이 주목된다.
삼성측은 “5세대 생산능력이 당초 계획보다 6만장 가량 늘어남에 따라 대만 업체들이 5세대 라인을 가동하더라도 한국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초 일정보다 1∼2개월 이른 7월부터 5세대 라인에 10만장의 유리기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만간 기판규격, 설비투자 규모 등 세부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