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저비용 고효율`로 경영난 넘는다

 최근 심각한 경영난 속에 구조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신용카드업계가 내년에는 e비즈니스를 통한 ‘저비용·고효율’ 경영전략으로 다시 태어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카드·삼성카드·비씨카드·국민카드·외환카드·신한카드·현대카드 등 주요 신용카드사는 그동안 회원 확대에 주력해온 인터넷 마케팅을 내년부터는 실질적인 수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온라인 고객 접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영업효과가 큰 온라인 마케팅에 핵심역량을 적극적으로 투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신규 IT투자는 자제하는 대신 차세대 정보시스템과 고객관계관리(CRM) 등의 고도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다만 신한·현대·우리·롯데 등 후발 카드사는 전산용량 확충 등 제반 IT환경 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온라인 마케팅=카드사들은 회원수 확대 등 외형에 치중하던 기존 온라인 마케팅 채널을 실제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래의 안전성·신뢰성을 대폭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추세다.

 LG카드는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가맹점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이고, 쇼핑몰 LG마이샵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100만명의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비자의 ‘안전지불서비스’를 적용하는 한편 신규 웹서비스를 출시한다. 지난달 독자 전자서명 프로그램 ‘인터넷보안지불(ISP)’의 전면적인 도입에 나선 비씨카드는 유료콘텐츠·온라인복권 판매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카드는 일평균 방문자 30만명 및 e메일 명세서 고객 350만명 확보를 목표로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외환카드도 온라인 회원을 300만명으로 늘리고, 포털·콘텐츠 등 각종 인터넷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지주사의 인터넷고객관계관리(eCRM)와 연계해 온라인을 통한 교차상품 판매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한카드는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위해 조만간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eCRM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카드는 자동차·여성·프리미엄층 등 유형별로 고객을 그룹화하고 밀착형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IT 고도화=후발 카드사의 IT환경 개선과 함께 차세대 전산시스템 및 CRM 고도화 작업이 맞물리는 추세다.

 롯데카드는 1단계로 100억원을 투입해 40여만명을 수용하는 현재의 동양카드 시스템을 내년 3월까지 300만명 규모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어 7월에는 롯데 브랜드 발급 시점에 맞춰 차세대 시스템을 개통키로 하고 약 5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삼성카드는 전사적 차원의 정보화사업인 ‘밀레니엄비전프로젝트(MVP)’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사내업무 환경을 고객관리·정보처리·분석관리 등 3대 분야로 나눠 기존 업무시스템을 통합인증시스템·애플리케이션통합 등으로 전면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비씨카드는 주전산시스템의 성능향상을 위해 현재 3계층 클라이언트서버(CS) 환경을 개방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단계 사전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중점 IT과제로 전사정보포털(EIP)·웹서비스·대외접속관리(EAM)를 꼽고 있는 국민카드는 전사보안관리(ESM)를 도입해 사내 보안체계를 완비하는 한편 CRM을 전면적으로 가동하고, 출장업무 지원을 위해 무선LAN시스템도 도입키로 했다. 외환카드는 총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4월부터 차세대 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했으며, 내년 1월까지 업무영역분석(BAA)·시스템설계(BSD)를 완료한 뒤 상반기 중 2단계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현대카드도 차세대 시스템 및 CRM 구축을 내년도 중점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며, 우리카드는 CRM을 새로 구축키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