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최재현 유투시스템 사장

 “잘 알려져 있듯 세계적인 전자회사들은 제품 디자인에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간 제품 성능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우리도 제품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유투시스템(http://www.u2system.co.kr)을 이끌고 있는 최재현 사장은 기술의 평준화가 진행되면서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유저인터페이스가 제품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제 법인을 설립한 지 4개월에 지나지 않는 새내기 기업이지만 국내외 전자회사들의 유저인터페이스 개발에 참여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휴대폰은 물론 가정용 CD플레이어, 냉장고, 조명기기 등 가전제품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 중심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유저인터페이스 개발이 이 회사의 주 사업분야. 예를 들어 CD플레이어에서 재생 버튼을 누를 때 LCD창의 위치는 어떤 상태가 가장 적합한지, 혹은 어떤 식의 배열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장 편할지 등을 연구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해외 유명 전자회사들은 버튼이나 손잡이 등 단순한 부품 하나하나에도 그 회사의 제품 철학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브랜드의 로고를 가려도 어느 회사 제품인지를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입니다.”

 최 사장은 유명 가전기업들의 경우 브랜드만으로도 엄청난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다 수십년간의 제조노하우와 소비자들의 요구사항 분석을 더해 똑같은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이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를 이끌어내는 제품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디자인이 갖는 중요성이 잘 알려져 있고 업체간 매출경쟁이 극심하지만 유저인터페이스는 보편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 최 사장의 지적이다.

 “가전으로 성장한 대기업들은 이같은 점을 간파하고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출경쟁력을 갖췄다는 벤처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R&D투자에 비해 유저인터페이스 개발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 사장은 외국의 경우 유저인터페이스가 제품평가 부문의 25% 정도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우리의 경우도 인식확산은 물론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최근 의료기기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시장은 대단히 크지만 국산화율은 오히려 크게 떨어져 흥행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노크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최 사장은 앞으로 세계 시장 공략을 필요로하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유저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꼭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