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과 연말연시를 맞아 신나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스키광들은 당연히 스키여행을 으뜸 순위로 놓고 계획을 짜며 어떤 이는 신년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산에 오르려하기도 한다. 온가족이 모여 겨울철 워터파크에서 짜릿한 시간을 보내거나 눈꽃열차를 타고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도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들뜬 가운데서도 가끔은 차분하게 연말기분을 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 게임, 영화, 공연 등 연말연시에 더욱 풍성해지는 문화콘텐츠를 즐겨보자.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시와 겨울방학에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올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유혹하는 갖가지 이벤트도 흥미롭기만 하다.
◇풍성한 게임 잔치=올 겨울방학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 어느때보다 풍성한 계절이 될 전망이다.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대작게임이 잇따라 출시되는가 하면 게임과 관련한 이벤트도 다채롭게 열리기 때문이다.
기대작으로는 새내기 온라인게임이 즐비해 있다. 우선 PC게임 ‘창세기전’ 시리즈로 잘 알려진 소프트맥스의 첫번째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와 ‘포트리스’ 시리즈의 최신판 ‘포트리스3 패왕전’이 가장 눈길을 끈다. 두 작품은 이번주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겨울방학 동안 무료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특히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쉬운 조작법으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저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리니지2’ ‘에쉬론즈콜2’ ‘탄트라’ 등 대작 게임도 안방을 찾아간다. 이른바 ‘하이 폴리곤 게임’으로 통하는 이들 대작은 온라인게임이지만 PC나 콘솔게임과 같은 사실적인 그래픽이 압권이다.
이밖에 겨울방학을 앞두고 시범서비스를 개시한 ‘세피로스’ ‘위드’ 등 신작 온라인 게임들도 골라 즐기는 재미를 선사한다.
온라인게임들은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중이다. 이미 ‘라그나로크’ ‘미르의 전설’ 등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게임속 배경과 캐릭터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배어나도록 새단장했고, 겨울방학 맞이 경품 이벤트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유료 온라인게임 ‘라그하임’은 아예 신규 유저를 대상으로 레벨 100이 되기전까지 게임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특혜’까지 제공키로 했다.
가정용 비디오 콘솔게임도 풍성하다. 닌텐도의 게임큐브가 지난 14일 출시된데 이어 MS의 X박스도 오는 23일 전격 출시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 게임에만 만족해야 했던 국내 유저들로서는 게임큐브와 X박스의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대표적인 게임타이틀로는 게임큐브의 ‘슈퍼마리오’ 시리즈, X박스의 ‘데드 오얼 얼라이브’ 시리즈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콘솔게임의 경우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게임기 가격인하, 다양한 경품 이벤트 등도 잇따라 유저들을 즐겁게 할 전망이다.
PC게임으로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단연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소설로도 출간된 이들 게임은 영화나 소설과 비교하며 즐기는 재미도 선사한다.
이밖에 ‘피파 2003’ ‘언리얼 토너먼트 2003’ 등 대표적인 시리즈물의 최신작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작들이다.
◇겨울엔 영화가 제맛=연말연시와 겨울방학을 맞아 극장가와 비디오·DVD 시장에 활기가 감돈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1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19일 개봉하는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이 해리포터와 연말 흥행경쟁을 벌인다. 안방극장에서도 화제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릴로&스티치, 아이엠샘, 섬오브올피어스 등이 조만간 홈비디오로 출시될 예정이며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나온 DVD 컬렉션도 눈에 띈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이미 25일까지 예매량이 거의 바닥나 표를 구하는 것이 어려울 만큼 인기가 높다. 올해 안으로 이 영화를 보려면 예매를 서둘러야할 듯.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은 17일 현재 전국 25만장이 예매된 상태이며 해리포터도 맥스무비 예매율 66%를 상회하면서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반지의 제왕은 CGV, 메가박스, 명보, 대한 등 전국 230여개의 스크린에서, 해리포터는 전국 270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두 편 모두 전작보다 훨씬 더 웅장한 화면과 스펙터클한 전개로 500만명 가량의 관객동원이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품행제로와 휘파람공주가 연말 극장가를 찾아가며 남녀 버디 형사물인 H도 27일 개봉해 스릴러 추리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비디오로 출시되는 신작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여름에 개봉돼 전국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를 배경으로 다가올 범죄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택해 큰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인 릴로&스티치도 안방극장에서 선보이며 온 가족이 모여 가슴찡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아이엠샘도 1월 중으로 비디오로 출시된다.
연말연시를 겨냥해 나온 DVD기획물도 있다. 브에나비스타는 ‘곰돌이 푸:즐거운 크리스마스! 신나는 새해!’ ‘미녀와 야수Ⅱ’ ‘미키의 크리스마스’ 등 3편으로 구성된 ‘디즈니 크리스마스 박스세트’를 선보인다. ‘미녀와 야수’와 ‘미녀와 야수Ⅱ’를 묶은 ‘미녀와 야수 박스세트’와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 ‘토이 스토리’ ‘토이 스토리2’ ‘벅스 라이프’를 엮은 ‘픽사 애니메이션 박스세트’도 출시된다.
◇놓치기 아깝다! 콘서트=연말연시는 각종 문화행사를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연말 공연의 ‘백미’는 콘서트가 아닐까. 음악은 차치하고라도 열광하는 함성과 흩날리는 조명, 연주는 1년간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청량제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연말 콘서트는 뮤지션 입장에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정수’인 만큼 콘서트의 가슴 뭉클한 감동이 내년 한 해를 지탱해 주는 동력이 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라이브의 진수인 ‘자우림’이 펼치는 ‘Midnight Express 콘서트’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기에 그만이다.
2002년과 2003년을 잇는 ‘Over Year’ 공연으로 31일 9시, 관객이 입장하는 순간 공연장은 하나의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모할 예정. 멤버 각각이 음악을 선곡하여 펼치는 DJ파티와 카운트다운 이벤트는 팬들에게 더 할 나위 없는 새해맞이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이 공연을 위해 특별히 결성된 프로젝트 밴트 2팀이 게스트로 공연을 빛낼 예정이어서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올림픽 주경기장내 잠실 실내체육관이다.
신해철과 함께 하는 그룹 ‘넥스트’의 31일 공연도 추천할 만하다. 장소는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90년대 한국 락의 선두주자 ‘넥스트’가 5년만의 부활을 기념하여 갖는 콘서트로 내년 2월에 공개될 예정인 NEXT 5집의 일부 곡들이 선보이는 첫 무대인 셈. 31일 콘서트는 특히 ‘무대 위에 올라간다, 연주한다, 논다…’는 기본적인 행위와 함께 넥스트의 온전한 실체를 맘껏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오는 24일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펼쳐지는 봄여름가을겨울 ‘Bravo! Christmas’도 추억만들기에 손색이 없을 것 같다.
1986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새로운 음악으로 팬을 만나겠다던 봄여름가을겨울. 그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약속을 지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최고의 멤버로 팀을 구성하고, 국내 최초의 서라운드시스템 음향과 다양한 악기, 특수효과가 곁들여져 감동을 더할 전망이다. 음악 역시 캐롤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명곡과 ‘Brabo! My Life!’ ‘한잔의 추억’ ‘화해연가’ 등 신곡, 지난 15년간의 히트곡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해 들려줄 예정이다.
이외 21일부터 30일까지 전인권의 ‘Merry Christmas’ 공연이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펼쳐지며 박화요비, 부활, 박혜경, 동물원, 신승훈 등도 콘서트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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