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이룩해온 한국 경제는 개혁의 모델이며 이번 대선에서 새로 뽑히는 대통령은 기존 경제정책을 급선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외국의 애널리스트들이 19일 전망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한국경제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아시아 국가들은 5년 전 디폴트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아시아 경제위기를 벗어나 높은 성장세를 누려온 한국 경제를 개혁의 모델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금융기관의 3분의 1이 정부의 손 안에 있으며 신용카드와 부동산 버블을 잡아야 하고 아직도 정치권이 너무 많은 경제문제를 풀어야 하는 등 대통령 당선자가 극복해야 할 도전도 결코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지만 이들 문제는 퇴임하는 김대중 대통령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시장친화적인 개혁이 성공하면서 생긴 부산물”이라면서 “따라서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 당선자가 기존 정책을 급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스펜서는 “이회창 후보는 재벌 자본주의에 대해 우호적인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따라서 그는 노무현 후보와는 달리 재벌에 대한 규제를 철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펜서는 또 “한국에서는 기존 경제개혁과 금융개혁에 대한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회창 후보가 하고 싶더라도 기존 개혁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며 노무현 후보도 재벌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