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미 IT 수출은 주춤한 반면 대중국 수출은 급증하고 있어 전체 수출에 이어 IT부문 수출에서도 미국 추월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통상정책과 일선 IT수출기업의 해외 마케팅 전략 역시 변화가 요구된다.
◇뜨는 중국, 지는 미국=22일 본지가 입수한 관세청 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11월 현재 전기·전자 및 IT제품의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액은 120억달러. 이는 같은 기간 대미 수출액인 130억달러와 불과 10억달러 차이다.
전체 수출에서도 이미 지난 9월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 비중이 20.3%로 같은 기간 대미 수출 비중(20.2%)을 추월한 바 있다. 특히 대중 IT 수출은 절대교역액뿐 아니라 수출증가율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0월 현재 대중 IT 수출의 작년 대비 증가율은 81.5%. 이는 미국의 2.4%에 비해 34배나 높은 증가세다. 휴대형 전화기의 경우 수출증가율이 1300%를 넘는 등 대다수 IT제품의 대중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11월 현재 IT제품의 대중 무역수지는 6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벤처수출도 중국 열풍=이 같은 추세는 첨단 IT제품 수출을 위주로 하는 국내 벤처기업의 수출실적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벤처기업의 대중 수출은 홍콩을 뺀 물량만으로도 이미 지난 8월 이후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10월 현재 국내 벤처기업의 총수출액은 56억1272만달러. 이 가운데 대중 수출은 11억3290만달러다. 홍콩까지 포함하면 16억6832만달러로 전체 벤처기업 수출의 29.7%를 차지한다. 이는 9억7163만달러에 그친 대미 수출액에 비해 12.4%포인트나 높은 비중이다.
◇기존 수출정책·전략 수정 필요=이에 따라 대미 또는 대일 위주로 변제돼 있는 정부의 기존 통상정책이나 일선 수출기업의 마케팅 전략 역시 기민한 탄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평섭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현재 대중 IT 수출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의 발빠른 추격으로 향후 2∼3년 내 무역수지 역조현상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중국 내 수요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양국간 분업관계를 통한 신규 수출상품 발굴 등을 통해 장기적 포석 마련이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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