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의 불법복제를 방지하는 ‘방송 깃발’ 기술을 놓고 관련 업계와 소비자 단체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기술을 찬성하는 측은 ‘깃발’을 통해 불법 복제의 염려 없이 인기 영화나 드라마 등을 디지털로 방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이 기술이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는 용량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온라인 파일 교환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깃발은 방송 전파에 함께 실려 전송되는 저작권 관련 정보로 셋톱박스, PC, PDA 등 디지털TV를 볼 수 있는 디지털 기기들에 해당 프로그램의 저작권 관련 사항을 전달한다. 깃발이 복제를 허용하면 시청자들은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복사하거나 온라인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 복제는 가능하나 파일 교환은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고 유료TV의 경우 복제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깃발 기술이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가 셋톱박스, PC 등 모든 디지털 기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호환성 있는 깃발 사용을 강제할 수 없다고 결론지은 반면 의회는 깃발의 법제화에 보다 적극적이다. 디지털TV 전환이 완료되면 아날로그TV 주파수를 경매에 부쳐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TV의 디지털 전환에 저작권 문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