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에 도전한다](23)초고속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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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단시간내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서비스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초기에는 과연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대한 세인들의 우려가 많았지만 기네스북에 기록될 정도의 ‘초고속’ 보급률을 기록하면서 이러한 기우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일약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KT와 같은 국내 통신기업에 구애를 할 정도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해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앞다퉈 나서는 상황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벌써부터 양적인 측면에서 이들 나라의 추월을 허용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미국의 경우 AOL이나 AT&T 등이 케이블 기반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사업에 나서고 SBC·버라이존 같은 ADSL기반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미 지난해말 1280만명에 달할 정도로 양적인 측면에서 급속도의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ADSL과 케이블·위성 가입자를 합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향후 급신장세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특히 ADSL의 경우 우리나라가 올해말 현재 500만명을 넘어서고는 있지만 미국도 지난해말 395만명 수준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양적인 측면에선 일단 우리나라 가입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가구당 가입자수에 있어서는 1.5가구당 1회선으로 우리나라가 단연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여전히 거리감이 존재한다.

 

 ◇세계를 리드한다=‘비교를 불허한다.’ 아직은 세계 여러 나라의 기업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KT와 비교할 만한 기업은 없다. 때문에 KT의 목표는 세계 1위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며, 나아가 콘텐츠나 서비스 이용의 질적인 측면에서 최고의 기업을 지향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KT는 지난 10월말 현재 46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의 4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최대의 전국 ADSL서비스 사업자인 SBC의 200만명(2001년말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최대인 ADSL기반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사업자로 규정된다.

 KT가 내놓은 초고속인터넷 통합브랜드인 ‘메가패스’는 이미 초고속인터넷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으며 나아가 다양한 상품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서비스 품질 확보 등의 노력이 추가돼 더욱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됐다. 올해에는 이미 이 부문 매출에서만 1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에 있어서도 타부문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SBC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1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495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IT경기의 하강으로 올해에는 이에 조금 못미친 43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인당 매출의 경우는 우리 돈으로 계산해 1억7300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KT의 2억5000만원을 넘어서는 수치이기는 하나 물가를 감안하면 KT에 뒤진다. SBC의 이같은 실적은 가입자가 크게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가격경쟁과 이로 인한 수익감소가 주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KT는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미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T가 내놓은 메가패스는 아파트 단지 등 ADSL 속도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터넷 마니아를 위한 ADSL스페셜, 속도에 민감한 고객을 위한 ADSL 프리미엄, 알뜰한 고객을 위한 ADSL라이트, 가정내에서 다수 단말고객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ADSL 홈넷, 동일한 사무실에서 다수 단말을 사용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ADSL오피스넷, 개인용 웹서버 운영고객과 중소기업의 지점 및 대리점을 위한 ADSL마이IP, 저렴한 요금으로 소규모 사설LAN 구축을 원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ADSL멀티IP, 저렴한 가격으로 PC를 구매해 ADSL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한 PC모어 등 서비스 종류만도 10여종에 달한다. SBC 역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기는 하지만 경기하락으로 인한 투자요인 감소로 적극적인 신규기술 개발이나 서비스 개발에는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투자=KT의 초고속인터넷의 발전 동인은 무엇보다 지속적인 투자다. ADSL에 이어 발빠르게 VDSL로 진입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 부문 투자를 대폭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20Mbps에서 최대 50Mbps까지 속도를 지원하는 VDSL로 가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기술흐름에 따른 따른 발빠른 투자가 KT의 초고속인터넷 세계 1위를 유지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다. 가격 또한 선진국에서 내놓은 평가치보다 파격적인 수준에서 결정, 대중화를 일궈냈다. 때문에 KT는 초고속인터넷에 관한 한 비교를 거부한다. 이에 비해 SBC는 아직도 ADSL의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KT처럼 VDSL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물론 앞으로의 기술방향이 VDSL이란 점을 들어 이 분야 투자에 나설 뜻이 있음을 밝히고는 있다.

 ◇해외로 눈 돌린다=KT는 이미 해외시장 개척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미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대체시장을 해외에서 찾자는 의도다. 국내의 경우는 콘텐츠와 부가서비스 개발 등 질적인 차원의 개선에 주력하고 해외의 경우는 이미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시스템통합(SI) 기술을 결합한 통신SI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도 일궈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중국, 베트남 등에서 프로젝트를 속속 수주하는 성과를 낸 데 이어 호주와 태국 등지에서도 조만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기의 초고속인터넷 관련 컨설팅보다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통신인프라 구축과 네트워킹 기술을 결합한 통신SI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SBC의 경우는 미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의 확보에 주력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아직은 미국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했다고 보기에는 이르고 기술 적용 수준도 KT에 비해 나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KT는 내년에는 1700억∼2000억원을 해외시장에 투자해가면서 초고속인터넷 기술과 노하우를 앞세운 세계 통신SI 수출에 주력해 오는 2005년께는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글로벌KT’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겠다는 각오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