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CNS, 전자상거래 BM특허 획득-인터넷 쇼핑몰업체 `비상`

 인터넷쇼핑몰 업체가 전자상거래 관련 비즈니스모델(BM) 특허로 술렁이고 있다.

 최근 한솔CSN(대표 윤종철)이 ‘인터넷을 통한 상품판매 시스템과 그 방법’에 관한 BM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히고 이를 근거로 위반업체를 상대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솔측은 “이번 특허가 쇼핑몰 업체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전자상거래 제휴 영업에 대한 첫 특허”라며 강경방침을 확인했다. 반면 다른 쇼핑몰업체는 이미 일반화된 사례를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맞소송을 준비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어떤 BM 특허인가=한솔CSN은 지난 99년 9월 출원해 지난 20일 특허청에서 최종 특허 등록(특허번호 0365521)을 받았다. ‘인터넷을 통한 상품판매 시스템과 그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등록된 BM에서는 인터넷 상에서 상품판매 중개를 제휴한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시스템과 방법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쇼핑몰 업체에서 흔히 사용되는 사이트 링크 서비스나 쇼핑몰 로고를 제공하는 방법,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으면서 몰앤몰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등이 모두 포함된다. 실제로 삼성몰·LG이숍·롯데닷컴을 비롯한 종합몰, 야후와 다음쇼핑 등 포털쇼핑 사이트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이 같은 방식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한솔 측은 자체조사 결과 “이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상거래 규모가 월 5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이트 제휴를 통한 매출비중은 평균 30% 내외”라고 밝혔다. 서상진 상무는 “이번 특허 취득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제휴상품 판매서비스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며 “지재권 보호 차원에서 위반기업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쇼핑몰 업체의 대응=이에 대해 쇼핑몰업계는 일단 조심스럽게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특허에서 규정하는 내용과 범위를 찾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한솔에서 발표한 특허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이제 막 활성화된 쇼핑몰 시장에 찬물을 붓는 행위라며 강력대응할 뜻을 비치고 있다. “한솔의 특허모델 자체가 특정 기술이나 상표를 통한 자산 개념의 특허가 아니며 이미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마케팅 방식에 불과해 특허로서의 가치가 희박하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제휴 마케팅은 특허출원 이전부터 온라인 쇼핑몰 업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며 “이제와서 이 특허를 무기로 라이선스나 기술료 등을 요구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배경과 전망=사실 이번 특허 시비는 ‘빙산의 일각’이다. 90년대 말 벤처붐을 타고 BM 특허 출원이 봇물을 이룬 이후 2년의 심사기간을 거쳐 결과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특허권을 선점한 업체와 후발업체의 다툼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관련특허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출원된 BM 특허를 분야별로 보면 쇼핑몰과 거래시스템이 20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 서비스(172건), 복권과 상품권 발행(170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인터넷 모델 중 상거래 모델이 그 만큼 경쟁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이번 사건을 한솔과 기타 쇼핑몰의 특허 분쟁이 아닌 전체 전자상거래시장의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솔 특허 분쟁을 계기로 소송 대란을 예고하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연유한다. 한솔이 취득한 BM 특허와 이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전체 쇼핑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