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최근 휴대폰·개인휴대단말기(PDA)·PC 등의 차세대 상품으로 떠오르는 스마트폰 시장에 잇따라 진출, 내년도 정보기기 시장 향배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을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에는 LG전자·SK텔레텍·KTFT·어필텔레콤·기가텔레콤 등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도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경쟁에 합류한다.
스마트폰은 세계적으로도 노키아·삼성전자·소니에릭슨 등 메이저 업체들이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대만 등 후발업체들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용체계(OS) 시장에 새롭게 가세해 노키아 진영의 심비안과 일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 PC 및 PDA업체들도 시장경쟁에 뛰어들어 정보기기의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동전화단말기 가격이 하락하고 갈수록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하이엔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업 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상표 등록권을 갖고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장진출을 미뤄왔던 LG전자는 내년 내수시장에 먼저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해외 시장도 두드릴 예정이다. LG전자 이인석 상무는 “멀티미디어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이동전화단말기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잇따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사업자의 브랜드로 시장에 단말기를 출시하는 SK텔레텍과 KTFT는 내년 하반기를 겨냥해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했다.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내년 하반기면 국내에도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으로 판단, 연구개발을 맞긴 것이다.
중견·중소업체도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해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출용 스마트폰 개발을 완료한 기가텔레콤의 김호영 사장은 “중국에서 로컬업체들의 약진 등으로 이동전화단말기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한국 업체들의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정보기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우선 올해 PDA폰으로 명맥을 이어간 PDA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자본과 브랜드, 마케팅으로 무장한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스마트폰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벤처 중심의 PDA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PC 시장의 위축도 예상된다. 노트북PC보다는 스마트폰의 이동성이 뛰어나 PC 수요를 어느 정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기태 사장이 이끄는 무선사업부(MITs)와 진대제 사장의 디지털미디어사업부(넥시오)가 각각 스마트폰·PDA폰이란 이름으로 같은 시장을 놓고 본격적으로 경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김행우 상무는 “스마트폰이 예상 외로 호응을 얻으면서 PDA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스마트폰이 PDA폰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