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의 인텔아키텍처(IA)서버를 국내에 공급하는 유통채널들이 공조체제를 구축, 인텔서버 판매에 본격 착수하면서 한국HP·LGIBM 등 기존 IA서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과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인텔코리아의 32비트 IA서버를 취급하고 있는 디지털헨지·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즈·이지컴 등 주요 채널들은 최근 모임을 잇따라 개최, ‘시장 권장가격(리스트 프라이스)’ 제도 도입 필요성에 합의하고 세부안 마련에 착수했다. 또 인텔서버 공동 가격표 작성 외에도 ‘인텔서버 브랜드’ 알리기 차원에서 통합브로셔를 작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부터는 인텔코리아 주요 채널은 최소한 동급의 제품에 대해선 권장가격에 준한 판매와 할인정책을 적용하고 또 ‘인텔’이라는 브랜드를 달 수 없지만 인텔 제품임을 알리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공동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한 인텔코리아 유통업체 사장은 “IA서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더이상 채널간 출혈경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인텔코리아에서도 이런 상황을 그냥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만큼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인텔코리아 채널들이 국내 IA서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경쟁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점차 이전되고 있어 인텔코리아측의 서버전략도 바뀔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사업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인텔코리아의 서버사업이 HP나 IBM 등 다국적기업과 본격 승부를 벌이는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그간 인텔코리아는 ‘서버 빌딩블록’ 전략을 앞세우고 인텔측으로부터 서버 부품을 구매, 조립하는 국내 ‘화이트박스’ 기업들이 서버사업을 대신 수행하는 형태로 서버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인텔코리아 유통채널의 공조 움직임은 결국 인텔코리아의 시장개입 수준이 보다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인텔코리아도 시장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그간 취했던 ‘다수 채널을 통한 판매증대’ 전략 대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경쟁력 있는 소수채널 지원’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시장 정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텔코리아 채널간의 공조는 내년도 국내 IA서버 시장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가 내다보는 내년도 국내 IA서버 시장은 잘 해야 올해 수준(5만7000여대)에 그칠 전망인데 시장에서 굳건한 1인자 자리를 굳힌 한국HP에 선전포고를 한 LGIBM이나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서버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델코리아, 올 한해 전열을 정비한 삼성전자나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등 국내 업체들의 적극적인 영업정책을 고려할 경우 2003년 국내 IA시장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혼전이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