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피해 보상규정 개정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중고가전 품질보증제’가 가전유통시장의 이슈로 떠올랐다.
이 개정안에는 소비자가 중고 TV·냉장고·세탁기를 구입해 사용하다 고장이 나면 해당 중고제품 판매업자에게 보증기간내 무상수리를 요구할 수 있으며 제품의 보증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을 경우 6개월간 보증수리가 가능하다.
재경부는 이 제도를 통해 중고가전을 판매하는 업자의 자율적인 품질보증제 실시를 유도하고 나아가 중고가전 거래의 활성화로 자원재활용 및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중고가전 판매 연합체인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 등은 늦었지만 소비자와 중고제품 유통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로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회장 박철순)에 따르면 올해에만 전국에 걸쳐 TV·냉장고·세탁기 3품목에 10만대 가까운 중고품이 유통되고 있고 매년 증가세에 있으나 중고품에 대한 품질 및 AS에 제도화된 규정이 없다보니 유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협회 권대일 사무국장은 “이 제도를 통해 전국의 2000여 중고품 판매업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조직화해 대형 가전유통업체처럼 어디서나 중고품을 구입할 수 있고 타 지역에서도 수리와 교환이 가능하게 되면 중고품 유통시장은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긍정적 평가와 달리 중고제품 사용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전메이커들은 중고제품의 하자에 대해 판매업자의 AS책임과 동시에 제품의 변조 및 수리상의 결함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도 책임소재가 분명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조물책임(PL)과 관련, 중고제품의 사용중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이 도리어 가전메이커에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삼성·LG 등 가전메이커의 AS 및 대소비자 업무 담당자들은 “중고품 유통 활성화로 건전한 소비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는 좋지만 중고품 판매업자의 AS능력과 AS후 제품사용에 따른 소비자 피해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