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의 가격할인 행사와 더불어 몇몇 케이블TV사업자들의 가격파괴 행사로 내년에도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가격질서가 위험수위를 넘나들 전망이다.
특히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내년 본격적인 디지털화를 위해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인터넷 서비스와 홈쇼핑 등의 부가사업이 아닌 케이블TV의 본사업인 방송요금을 통한 가격 안정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투자 유치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
지난 10월 말부터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단체계약자를 대상으로 2년 약정의 할인 마케팅을 펼친 데 이어 서울의 한 유력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도 11월부터 79개 채널 기본형을 1만2000원에, 4000원 보급형 채널도 62개 채널을 편성해 1년 약정의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자는 또한 68개 채널의 알뜰형 상품을 만들어 7800원에 판매하고 있다.케이블TV의 경우 최고상품인 기본형이 1만50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더이상의 기본형 경쟁력은 사라졌다.
SO의 경우 표준약관상 위성방송보다 가격할인폭에 대한 제약이 미미해 위성방송과의 경쟁이 가열되면 더욱 심각한 가격파괴 현상이 우려된다.
또한 SO는 인터넷 서비스와 홈쇼핑 등 부가사업을 통한 매출 확대가 가능해 방송요금의 할인으로 인한 손실을 부가사업으로 메운다는 단기적인 전략도 가능하다.
케이블TV 사업자에서 빚어지고 있는 최근의 방송상품 가격질서 혼란은 위성방송과의 가격경쟁에서 이유가 찾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케이블TV의 요금과 관련 약관승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정책도 논의중이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이 고조될 것을 우려해 적당한 정책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의 표준약관이 케이블TV의 표준약관과 비교해 차별적이라는 입장으로 방송위에 약관 변경승인을 신청중이지만 방송위는 유료방송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변경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차별성 논란이 예상된다.
한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가격질서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방송위와 위성방송·케이블TV 사업자 모두가 공동으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