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화의 근간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공급가가 최대 80%까지 폭락하면서 국내 DBMS시장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대기업용 중고가 DBMS로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오라클·한국IBM·한국사이베이스 등이 지난 1년여간 SQL 서버 2000을 앞세워 중소기업용 DBMS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역공으로 가격을 적게는 45%에서 많게는 80%까지 인하하며 중견 및 중소 기업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DBMS시장은 세확산을 노리는 MS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반MS진영간 치열한 공세로 당분간 끊없는 가격경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DBMS 가격경쟁은 다국적 정보기술(IT)기업들의 현안인 SMB(Small Medium Business) 사업강화와 맞물려 있어 정보화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국내 중견·중소 기업들에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전산화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3대 DBMS업체의 자리를 MS에 내준 한국사이베이스는 윈도용 DBMS인 ‘사이베이스 ASE’의 가격(사용자 10명 기준)을 450만원에서 85만원으로 무려 80%를 인하, 가격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 회사는 MS견제를 목적으로 중소기업용 DBMS에 대한 박리다매 캠페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개해 현재보다 고객 수를 110%, 매출을 15%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오라클도 최근 중견·중소기업을 겨냥한 DBMS인 ‘9i 스탠더드 에디션’을 국내에 발표, 사용자 5명 기준의 라이선스·업그레이드·기술지원 비용을 1830달러로 책정했다. 이 가격은 2000달러 이상인 SQL 서버 2000보다 10%이상 저렴한 것이다.
한국IBM도 1만4500달러였던 ‘DB2 워크그룹 에디션’의 가격을 45% 가량 인하해 7500달러로 책정한 본사의 정책을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에 적용, SQL 서버 2000과 비슷한 수준의 공급가격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MS도 이같은 DBMS 전문업체들의 반격에 대응키 위해 SQL 서버 2000의 가격인하 폭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양 진영간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