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이 시작됐다]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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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늘날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창시자로 불리는 마크 와이저(1952~1999)는 수많은 컴퓨터가 결코 사용자를 귀찮게 하거나 불편하지 않게 조용히 자신을 기다려주기를 기다리는 이상적인 컴퓨팅 환경을 `유비쿼터스 컴퓨팅`으로 정의했다.

■생각을 바꾸면 IT강국 열린다

 한국의 정보기술(IT)산업과 정보화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IMF 위기를 넘고 한국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며 길러온 ‘IT강국 건설’의 꿈은 결국 물거품으로 사라지는가?

 지난해부터 IT산업에 밀어닥친 불황의 그림자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깊은 침체의 늪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증표마저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코리아21’과 ‘e코리아’ 건설을 목표로 추진해온 국가정보화도 이제는 한계상황에 부딪혔다.

 또 지난 2∼3년 동안 사이버 공간에 기초를 둔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한순간에 거품으로 사라지고 물리공간의 실체를 상실한 전자공간에 대한 탐닉은 ‘현실도피’와 ‘중독’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병폐를 초래했다. 한때는 사이버 공간이 금은보화를 낳는 노다지로 이해되면서 물리공간에 기초를 둔 전통기업들은 ‘굴뚝기업’으로 폄하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시적인 경기부양이나 단순한 정보화 전략의 수정은 ‘IT강국 건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지구가 평면이라고 여기는 것과 둥글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차원이 다르다. 이는 우리나라 IT산업과 정보화의 기초·비전을 완전히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보화를 추진하며 물류시스템의 정비 없이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수 없고, 물리적 자원에 기초를 두지 않은 전자공간상의 경제활동은 거품처럼 꺼지기 쉽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또 개인·기업·정부가 아무리 수많은 정보를 지식화한다고 해도 여전히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지금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초혁명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정보화나 지식화와 같은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역부족이다. 인류 문명사를 바꿀 새로운 혁명, 그 것이 바로 ‘유비쿼터스(ubiquitous)’에 기반을 둔 ‘u코리아 혁명’이다.

 미래 첨단기술을 대변하는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를 꿈꾸는 것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만큼 유비쿼터스화가 인류에게 가져다줄 새로운 기회와 도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유비쿼터스화는 곧 유토피아(utopia=ubiquitous+utopia)의 건설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 정보화가 인류 문명의 기반인 물리공간으로부터 이탈하려는 패러다임이라면 유비쿼터스화는 물리공간으로 회귀(back to the physical space)하려는 패러다임이다. 정보화가 ‘거리(street)의 소멸’을 불러왔다면 유비쿼터스화는 거리의 지능적 부활을 가져온다. 이를 통해 유비쿼터스는 인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진정한 정보화의 길을 제시한다.

 이는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공간이 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활공간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육체와 정신이 결합해 생명(life)이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현상을 만들어내듯이,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결합은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세상을 창출한다. 그것은 곧 무한한 기회의 공간이자 아직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유비쿼터스화에 성공한다면 전세계 국가로부터 성공모델 사이트로 주목받고 이를 통해 파생될 세계시장 지배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도 유비쿼터스화를 통해 ‘향후 10년간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의 고민을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이 진정으로 풍요로운 IT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온세상이 뒤바뀌고 인류 문명사가 다시 쓰여지는 ‘유비쿼터스 혁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밀려오는 유비쿼터스 혁명속에서 살아남아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개인과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비쿼터스 혁명이 불어닥칠 21세기의 새로운 국가경영전략도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유기적인 연계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같은 환경속에서 사이버코리아와 e코리아 비전을 이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유비쿼터스 코리아(u코리아)’ 구상이다.

 유비쿼터스 세상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IT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니라 인류 문명사를 바꾸는 혁명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과 IT산업의 활로도 바로 여기에 숨어있다.

 전자공간과 물리공간 사이의 단절을 극복하고 상호소통을 존중하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한 개척은 21세기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적인 과제다. 유비쿼터스 세상의 등장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유사 이래 처음으로 문명사적 혁명의 중심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사이버인프라 대국(e코리아)에서 u코리아로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2003년 한국발 유비쿼터스호의 최종 목적지는 세계 최고의 IT강국, u코리아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유비쿼터스와 u코리아 구상

 라틴어에서 유래한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물·공기처럼 도처에 편재한 자연자원이나 종교적으로는 신이 언제 어디서나 시공을 초월해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할 때 사용된다.

 컴퓨터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유비쿼터스는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물리공간을 지능화함과 동시에 물리공간에 펼쳐진 각종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터넷이 책상에 홀로 떨어져 있던 컴퓨터를 연결시켰다면 유비쿼터스화는 환경속에 떨어져 존재하는 도로·다리·터널·빌딩·건물·화분·냉장고·컵·구두·종이 등과 같은 물리적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비쿼터스화는 사물들의 인터넷(things to things, Internet of things, networks of atoms)화를 지향한다. 결국 이는 사람·컴퓨터·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3차원으로 정보를 수발신하게 되는 컴퓨터화의 최종 발전단계를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새 국가경영전략으로 제안된 ‘유비쿼터스 코리아(u코리아)’ 구상은 오는 2007년까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해 세계적인 지식허브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과거의 ‘사이버코리아21’과 ‘e코리아’ 계획을 u코리아 비전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제안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07년까지 세계 최초로 전국의 가정과 공공장소, 도시시설물 등을 연결하는 초고속 유비쿼터스 컴퓨팅 및 네트워킹 기반을 구축해 생산적이고 깨끗한 국가시스템을 운영하자는 장기적인 국가경영전략이다.

 

 ■u코리아 연중기획 시리즈를 시작하며

 전자신문은 지난해 ‘21세기 아젠다, u코리아비전- 제3공간에 대한 도전과 기회’에 이어 올해에도 유비쿼터스의 조기 정착과 함께 u코리아 구상이 국가 핵심전략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을 제시할 연중기획 시리즈물을 마련한다.

 이 기획물을 통해 전자신문은 밀려오는 유비쿼터스 혁명의 파고를 넘어 미래 국가번영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따라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기술적 접근으로 새로운 제3공간의 개념을 정립한 지난해 기획물 ‘21세기 아젠다…’와 연계해 더욱 구체적인 유비쿼터스 적용사례나 실천적 대응방안을 발굴할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유비쿼터스 혁명에 대비하는 국내외 연구소와 기업의 준비상황을 구체적으로 조명해 관련 노하우와 정보를 서로 공유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UC버클리의 ‘스마트 먼지(smart dust)’ 프로젝트, MIT 미디어랩의 ‘생각하는 사물(things that think)’ 프로젝트, 컴퓨터과학연구소(Computer Science Lab)의 ‘옥시전(oxygen)’ 프로젝트, MS의 ‘이지리빙(easyliving)’ 프로젝트, HP의 ‘쿨타운(cooltown)’ 프로젝트, 도쿄대학의 ‘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 프로젝트, 일본 총무성의 ‘초소형 칩 네트워크’ 프로젝트 등 새로운 물결의 도래를 준비하는 선진국의 노력들도 주요 취재 대상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u코리아 정책 입안과정을 가감없이 발굴, 소개할 계획이다.



**이 기획물은 주상돈 기자(e비즈니스부)를 팀장으로 배일한 기자(산업기술부), 김규태 기자(IT산업부), 임동식 기자(정보가전부), 조윤아 기자(e비즈니스부), 성호철 기자(일본 특파원)가 맡게 되며 새로 출범할 u코리아포럼의 산·학·연·관 전문가들도 외부 집필진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연중기획 시리즈와 함께 전자신문은 u코리아포럼 운영, 관련 총서 발간 및 국제 콘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세계적인 유비쿼터스 선도기업 및 기관을 발굴하고 유비쿼터스 기술에 대한 국민적 마인드도 확산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