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장비업계가 중국 CDMA450 시장을 놓고 엇갈린 대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CDMA450은 CDMA 개발 초기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에서 상용화된 이후 GSM의 급속한 확산에 밀려 관심권에서 사라진 450㎒ 대역의 CDMA 기술을 최근 개발된 cdma 1x와 결합한 것으로 올들어 루마니아 등지에서 도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농촌 및 산악지역처럼 통화반경은 넓으나 가입자는 적은 지역에 적합해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몇몇 사업자가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시스콤 등 국내 이통장비업체들은 중국 CDMA450 시장을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업체마다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대시스콤. 현대시스콤은 중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을 비롯해 인터넷사업자인 차이나넷콤이 내년 CDMA450서비스 상용화 방침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고 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관련 장비를 루마니아에 공급하며 CDMA450사업에 힘을 실어온 현대시스콤은 현재 중국의 일부 성(省)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련 입찰에 참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시스콤 관계자는 “CDMA450은 중국처럼 국토가 넓고 서비스 가입률이 낮은 곳에 적합한 기술이기 때문에 올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CDMA450 기지국 장비는 물론 단말기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대시스콤과 달리 CDMA450의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DMA450은 일부 지역에만 한정돼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소규모 틈새시장을 형성할 수는 있으나 중국 이통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CDMA450은 3G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에 길어야 2년 정도 한시적으로 사용될 기술로 보고 관련 시장 진출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CDMA450 솔루션은 기술적으로 개발이 어렵지는 않지만 cdma2000이나 WCDMA처럼 큰 시장을 형성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사업 준비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장을 놓고 엇갈린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이들 업체가 각기 어떠한 결과를 거둘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