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증시` 화제기업]하나로통신

 지난 2002년은 하나로통신에 불운의 연속이었다.

 3분기에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지만 주가에 채 반영되기도 전에 자신하던 파워콤 지분 입찰에서 탈락, 맥없는 하락행보가 연말까지 계속 이어졌다. 더구나 2002년 증시 폐장을 하루 앞두고 발표된 두루넷 지분 인수라는 재료도 폭락하는 연말 증시 분위기에 파묻혀 철저히 외면당하고 말았다.

 하나로통신은 두루넷 인수를 통해 얼마나 안정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와 외자유치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 효과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에 따라 올해 주식시장에서 상이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하나로통신은 두루넷을 합쳐 모두 42.5%의 점유율을 확보, 46.7%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KT에 이어 2위의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산술적인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향후 경쟁이 가속화될 VDSL 시장에서 하나로통신이 KT에 대항할 만한 기반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로통신의 두루넷 지분 인수가 앞으로 하나로가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파워콤망 확보 실패에 따라 자칫 데이콤에 빼앗길지도 몰랐던 시장 2위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두루넷 지분 인수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외자유치는 필연적으로 현 주식의 주당가치 희석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하나로통신이 발행할 예정인 CB의 주식전환으로 발행주식수가 14.0% 늘고 이에 따라 12% 이상의 주당가치 희석이 예상된다. 여기다 두루넷이 6000억원 가량의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제 막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는 하나로통신이 또 다시 적자의 늪에 빠지지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를 놓고 한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통신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현 상태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현상유지만 한다면 비용부담은 늘지 않겠지만 시장 도태가 불가피하고, 반대로 시장 경쟁률을 높이려니 당장 자금 압박과 주당가치 희석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위원 코멘트>

 하나로통신은 지난해말 두루넷 지분 71.95%(5586만주) 인수를 확정함으로써 새로운 성장국면을 맞이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첫째, 인수자금 1259억원이 하나로통신의 전환사채로 지급돼 하나로통신의 잠재적인 발행주식수 증가 및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둘째, 두루넷의 순차입금 규모가 5500억원 이상이므로 단기적으로 재무구조의 건전성이 더욱 취약해진다. 셋째,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점유율이 43%를 넘어 KT와 대등하게 돼 비대칭규제 부담이 완화된 KT의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

 실제로 KT는 VDSL 시장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충을 위해 추진중인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의 외자유치(6억5000만달러)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의 주당가치 희석(기존 발행주식수 대비 72% 증가 예상)이 불가피해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요컨대 하나로통신의 장기적인 생존 및 성장 전략을 위한 두루넷 인수 및 외자유치 추진은 주주가치 희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투자의견은 ‘중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