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알면 산업이 보인다.’ 정보기술(IT)산업이 고도화하면서 기술이 산업을 지배하는 기술중심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는 시장을 주도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되는 상황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 일정 사이클을 그리며 호·불황을 반복하지만, 기술은 결코 중단없는 발전을 계속해 기업들은 늘 신기술을 쫓게 마련이다. 2003년 계미년 새해를 맞아 IT분야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요 신기술을 분야별로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는 얇고 가벼운 것을 무기로 기존 브라운관(CRT)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평판디스플레이(FPD)의 선두주자다. 최근에는 대량생산체제 진입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노트북·모니터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며 50인치 이상의 초대형화에도 성공, 벽걸이형 디지털TV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문제는 TFT LCD가 응답속도 면에서 태생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 TFT LCD는 CRT와는 달리 액정(LC)을 이용한 간접발광방식을 채택, 반응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지체’가 불가피하다. 물론 액정 자체와 관련 구동기술의 발전으로 마의 응답속도라는 ‘10밀리초(㎳)’까지 도달했지만, 여전히 응답속도는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최근에 주목받는 것이 바로 저온 다결정 실리콘 TFT, 이른바 ‘LTPS(Low Temperature Poly Silicon) TFT’다. 80년 일본 히타치에 의해 소개된 LTPS는 레이저기술을 이용해 6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TFT를 유리기판 위에 형성, 기존 비정질(a-Si)계와 같은 대면적 TFT LCD를 만드는 첨단기술이다.
현재 TFT LCD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비정질계 대신에 LTPS계 TFT를 적용하면 무엇보다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통한 고속구동 구현이 가능하다. 따라서 양호한 동영상 특성을 갖는 TV용 패널제작이 쉬워진다. 특히 전기적 특성 저하를 이유로 별도 부착했던 각종 회로부를 화소와 함께 유리기판 위에 동시에 집적, 상당한 강점을 낸다. 표참조
우선 음성·디스플레이·정보처리·기억·입출력 등을 위해 TFT 기판 상단 및 측면에 부착하는 각종 회로부품을 제거, 제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모리 집적화가 가능해 TFT LCD의 주요 강점 중 하나인 소비전력을 더욱 낮출 수 있으며 드라이버의 집적화로 고해상도 구현에 매우 유리하다.
LTPS가 이처럼 차세대 TFT LCD 제조기술로 부상하면서 LG필립스LCD·삼성전자·샤프·히타치·도시바·미쓰비시·후지쯔 등 한국과 일본의 주요 LCD업체들은 관련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LTPS계 TFT LCD의 대면적화도 급진전, 최근 LG필립스·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이 20인치 이상 제품까지 개발을 완료,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부품을 하나의 칩으로 집적하는 시스템온칩(SoC)이 반도체시장의 새 화두라면 LCD업계에서는 드라이버IC를 포함한 모든 부품을 유리기판 위에 집적하는 LTPS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LTPS기술이 10년 이상 장수를 누리고 있는 비정질계 TFT LCD의 대안으로 점차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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