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권하는 책]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때

 ◆강익춘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

*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때/고든 맥도널드 지음/IVP 펴냄

 

 수년전 ‘아폴로 13호’란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적이 있다.

 주인공이었던 톰 행크스가 달착륙 시도중 치명적인 폭발을 확인하고 우주선에서 휴스턴에 있는 지상통제소에 급박한 목소리로 “휴스턴! … 우리에게 문제가 생겼다(Houston! … I think we have a problem)’고 말했던 영화 대사가 한때 미국인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무언가 잘못 돼가고 있다고 느꼈을 때 이것을 반농담식으로 표현한 관용어가 돼버린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아폴로 13호’가 달착륙을 포기하고 초긴장 상태에서 항로의 중간 궤도수정을 통해 다시 지구에 성공적으로 귀환하는 긴박한 과정을 멋지게 그렸던 작품이다.

 직장에 다니거나 기업을 경영하면서 또는 인생의 과정과정을 겪으면서 ‘혹시 내가 어디에선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은 아닐까’하는 느낌을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것은 꼭 직업이나 경력에서의 길뿐만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삶에서 사는 방법 또는 사고방식에서도 이러한 질문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이러한 체험을 가져본 적이 있다. 직장이나 가족관계에 있어 삶의 방식을 달리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고 과연 내가 정상궤도를 따라 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는 나의 삶에서 내가 일할 수 있는 전체기간 중 전반전을 끝내고 후반전을 바로 앞둔 하프 타임(half time)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 때였고 나는 우연히도 이 책을 접하게 됐다.

 현직 목사가 쓴 작품이라 너무 종교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가진 평범하지만 개인적인 문제점이 솔직히 제시된 것에 ‘그래. 나도 이런 문제가 있는데!’하는 감탄과 경이로운 점들을 느꼈다. 내가 알지 못하던 숨겨진 면까지 재발견해보는 기쁨을 맛본 것이다.

 저자는 변화의 필요성과 목적, 단계, 장애물, 그리고 모델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며 읽는 이들로 하여금 사색하게 만든다. 또한 읽는 이에게 단지 도덕적인 올바른 삶을 살라고 권면만 하는 글이 아니고 저자 자신의 경험과 배움을 통해 읽는 이와 함께 인생의 항로에 있어 궤도수정이 필요한 부분과 해결책을 같이 찾아 나서는 동료 조종사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해준다.

 솔직히 이 칼럼에 대한 원고요청을 받고 IT 전문지의 칼럼에 어울리는 제목과 내용을 찾아 새로운 책을 읽어보고 써야 하는가 하는 고민도 해 보았다. 하지만 내 침대 옆 머리맡에서 이 책을 다시 보았을 때 주저없이 예전의 희미한 감동이 되살아났고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다시 한번 읽어보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여전히 나의 삶에서 여러 부분 궤도수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도 가졌다.

 우리는 주위에서 끊임없이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훌륭한 사람들을 가끔 접한다. 그러한 변화에 대한 욕구가 어디서 기인하든지간에 나는 그러한 사람들을 존경하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만 솔직히 나에게는 아직 너무도 힘든 과제다.

 우리 모두가 살아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인생항로를 점검하고 필요시 즉각적으로 궤도수정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이 책을 통해 일어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한해가 바뀔 때마다 자신을 점검하며 “휴스턴!…궤도수정 성공…우리는 무사히 지구로 귀환중!”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