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등장으로 노하우보다 노웨어(Know-where)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얼마 전만 해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노하우가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지었지만 지금은 정보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유용한 홈페이지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하는 노웨어가 능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유현 네트워크기획팀장(46)과 한국과학재단 강종우 경영기획팀 연구원(36). 이들은 출연연에서도 내로라하는 홈페이지 마니아들이다.
정유현 팀장은 홈페이지 제작 붐이 일기 훨씬 전인 95년께부터 발을 담궜다. 당시만 해도 홈페이지가 그리 많지 않은 데다 검색엔진으로 정보를 검색하더라도 원하는 정보의 20% 정도 찾으면 잘 한 것이고 막상 찾더라도 들어가 보면 운영하지 않는 홈페이지가 많았다.
이에 정 팀장은 ‘원하는 정보를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홈페이지 제작에 나서게 된 것.
정 팀장의 홈페이지(http://his.etri.re.kr)에는 검색엔진을 모아놓은 것은 물론 영어공부, HTML/자바 공부, 정보통신약어사전, 기술정보사이트, 쇼핑몰, 천체 정보,여행·휴가 정보, 유머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해 놓았다. 방문객수만 한달 평균 7만여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도 좋다.
또 그래픽보다는 실리 위주의 단출한 구성으로 원하는 정보를 최단시간에 찾도록 배려해 놓았다. “정보는 시기성입니다. 생선에 굳이 비유한다면 활어가 가장 비싸지 않습니까. 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기와 맞아 떨어져야 유용한 정보가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답답한 김에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된 것이죠.”
정 팀장은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살아있는 정보 제공을 위해서 정 팀장은 일주일에 3∼4시간 정도는 반드시 홈페이지의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내용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정 팀장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 강종우 연구원은 진공관 앰프와 관련된 홈페이지 (http://tubesall.hihome.com) 운영으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으나 음악을 워낙 좋아해 아예 진공관 앰프의 험난한(?) 길에 들어선 케이스.
“4년전 처음 키트를 사다 조립하는데 뭐 아는 게 있어야지요.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기도 많이 찾았습니다. 그러다 아예 정보를 모두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도 진공관에 관한 포털개념으로 설계했다. 진공관을 만들려는 초보자들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자료가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국내 동호인들의 활동뿐만 아니라 외국 동호인의 활동상을 볼 수 있도록 특정 사이트를 링크하는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모든 내용이 원어인 영어로 구성된 것이 단점이긴 하나 그림만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편집의 묘미를 살려 놓았다는 것이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자신이 조립한 진공관 앰프는 모양이나 디자인이 세계에서 유일하다는데 매력이 있다”며 “올해에는 진공관에 관한 이론 등을 번역해 올려 놓을 것이며 진공관 앰프를 만드는 제작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