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올해 정보통신산업 경기전망

 올해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 같다. 예년의 활황세는 아니지만 지난해의 성장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2003년 국내 IT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정보통신산업의 전체 생산규모가 지난해 189조1000억원에서 212조3000억원대로 12.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새해에 정보통신산업 경기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은 빗나갈 공산이 커졌으며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KISDI의 이러한 예측은 서버 및 보안장비, 네트워크장비에 대한 수요회복과 반도체부문의 성장, 중국 등 신흥시장의 고성장 지속 등에 힘입어 5∼6%대의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IT시장 성장률과 비교하면 ‘기대이상’이라 할만하다.

 특히 현재 우리가 처한 어려운 경제환경의 가장 확실한 돌파구는 정보통신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이러한 성장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문별 전망을 보면 정보통신기기의 경우는 지난해 133조4000억원보다 12.3%늘어난 149조8000억원에 이르고 정보통신서비스는 지난해 37조900억원에서 41조6000억원으로 9.8%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는 지난해 17조8000억원에서 17.4% 늘어난 20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각 부문에서 골고루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새해 정보통신산업의 경기전망에 비관적인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다. 국내적으론 전반적인 경기부진에 따른 일반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금융시장은 불안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고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발발 가능성도 우리의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보통신산업 경기를 낙관적으로 볼만한 호재들도 많이 있다. 예년에 비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긴 했으나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 산업, 사회 정보화가 급진전되면서 정보화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등 기간통신서비스의 이용이 확대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장래를 밝게 해주는 요소다. 그중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수출이다. 정보통신산업의 수출 호황세가 괜찮은 산업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KISDI는 올해 국내 정보통신산업 수출규모는 D램의 점진적 가격 회복 및 고가격의 DDR 생산비중의 증가, 디지털 관련제품의 시장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약 27%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18.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ISDI의 전망대로 새해가 정보통신의 ‘밝은 한해’가 되기 위해선 대비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기업들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작업을 해 대내외 경쟁력을 한단계 더 높여야 하고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들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실효성 있는 자구노력 방안을 마련, 그들 스스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정보통신산업이 경제위기 극복의 중심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물론 양적 팽창 못지않게 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데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한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정보통신산업을 활성화는 데에는 이밖에 별다른 묘책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