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원장 장임원) 보건의료기술 연구기획평가단의 전자게시판인 ‘열린마당’ 코너에 사업과제 수주와 관련된 문제점과 일부 교수의 부도덕성을 맹렬히 비난하는 글이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불마니’라는 ID로 글을 올린 이 사람은 “정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부 교수들이 학위를 무기로 삼아 대학원생을 혹사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대학원생을 엄청 부려먹으면서 정작 급여통장은 교수가 몰래 관리하고 있다”며 일부 교수들의 파렴치함을 비난했다.
그는 또 “연구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물론 가짜 세금계산서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의 부도덕성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같은 글이 오르자 ‘열린마당’에는 이 글의 내용을 살펴보기 위한 조회건수가 폭주하는 등 의료계에 때아닌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려대 L교수는 “몇몇 교수들의 경우 성과물도 내놓지 않은 채 안면에 의해 실패한 유사과제를 다시 선정받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패가 성공으로 포장되는 과제사업의 문제점으로 인해 부도덕한 교수들이 끝없이 양산되고 있다”며 과제사업자 선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일부 교수와 연구과제를 함께 진행하다 보면 과제성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과제비용에 눈독을 들이는 일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면서 “그렇다고 ‘동업자’끼리 이를 지적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며 ‘불마니’의 글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피력.
연세대 L교수는 “정부과제 기획위원직 교수들의 경우 응모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문제를 내고 모범답안을 만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말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양대 K교수는 “연구자이자 교수의 한사람으로서 이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소수 연구자가 저지른 부정한 일로 인해 대다수 성실한 교수들이 매도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며 문제의 글에 대한 삭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평가단측은 “광고성 글도 아닌 연구자의 글을 삭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불마니’ 글을 존속시킬 방침임을 밝혀 의료계의 연구기획 사업과제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