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산업은 90나노미터(㎚)의 회로선폭에 300㎜ 실리콘웨이퍼를 적용한 반도체를 누가 빨리 가장 많이 생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더욱 미세화, 집적화할 수 있는 제조장비·재료의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초미세반도체가 부상하면서 차세대 전공정(증착)기술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원자층증착(ALD:Atomic Layer Deposition)’이다. 이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장비, 재료기술 가운데 세계수준에 가장 근접해 세계적으로 상용화 테스트가 활발하다. 특히 국내 관련 장비업체들이 가장 먼저 상용화를 추진, 더욱 주목된다.
ALD는 기존 화학기상증착(CVD)기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증착기술로 CVD와는 개념이 전혀 다른 새로운 증착기술이다. CVD는 가스 화학반응으로 형성된 입자들을 웨이퍼 표면에 증착, 배선층간의 절연막을 형성시키며 배선후위 보호막, 전도성막 등을 형성한다.
반면 ALD는 화학적으로 달라붙는 현상을 이용해 웨이퍼 표면에 분자를 흡착시킨 후 치환시켜 흡착과 치환을 반복한다. 때문에 초미세 층간(layer-by-layer) 증착이 가능하고 산화물과 금속박막을 최대한 얇게 쌓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ALD는 또 CVD보다 낮은 온도(500도 이하)에서 우수한 막질을 형성할 수 있어 시스템온칩(SoC)제조에 적합하다는 것도 큰 장점. 특히 불순물 입자 형성을 최대로 억제하면서 균일한 두께로 박막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CVD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증착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ALD가 차세대 장비·재료기술로 부상하면서 삼성전자·IPS·지니텍·주성엔지니어링·피케이엘 등 관련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신소재 층상구조를 개발해 ALD기술과 고유전막공정(high-k)을 이용, 2004년부터 70㎚급 반도체 생산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IPS는 세계적인 노광(리소그래피)장비 제조업체 ASML과 기술 수출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채결할 정도로 기술이 앞서 있고, 지니텍(대표 이경수)도 기가급 D램 생산에 적용 가능한 플라즈마 ALD기술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LD장비·재료기술은 CVD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공정기술로 올해부터 상용화가 시도돼 2005년께는 본격적으로 양산라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 특히 ALD기술 종주국을 선언할 정도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어 ALD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큰 편”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