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인 삼성전자에 의존하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확고한 자생력을 갖춰야만 세계적인 장비회사가 될 수 있다.’
최근 회사설립 열돌을 맞은 한국디엔에스 임종현 사장(50)의 지론이다. 임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K2 운영팀장, FAB 1팀장을 거쳐 꼭 1년 전 한국디엔에스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때문에 당시 장비 공급사였던 한국디엔에스의 사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삼성 재직시절 객관적인 입장에서 지켜봐 온 한국디엔에스의 모습을 토대로 시스템 개혁을 단행한 지 1년만에 이 회사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기존 공장장 직속으로 운용되던 품질보증 그룹을 사장 직속으로 바꿨습니다. 장비사업의 성공 여부는 품질관리 및 개선에 달려있기 때문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이죠.”
임 사장은 품질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문제점 발굴, 해결방안 모색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직접 간여하고 있다. 사후서비스(AS)체제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서비스(BS)체제를 도입했는가 하면, 업계 최초로 300㎜ 장비 3개월 납기체제를 갖추기 위해 프로젝트 수주, 재고운용, 장비제작 등에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개혁중이다.
또 완벽한 장비를 개발하려면 ‘테스트 랩’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신장비 개발부터 완성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단계를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고청정 테스트 시설을 마련중이다.
회사 위치가 천안이어서 우수인력 유치가 어렵다는 단점은 ‘인재는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철학으로 해결한다. 전 임직원이 기술교육을 기본으로 한가지 이상의 외국어 학습에 몰두하는 것도 바로 ‘인재를 만들어 쓰겠다’는 임 사장의 기본방침 때문이다.
“사상 최대의 매출이 기대되는 올해는 2010년까지 세계 10대 장비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비전2010’을 본격화하는 시발점입니다.”
임 사장은 올해 국내 장비업계에 신기원을 이룩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웠다. D램 분야 세계 1위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만한 장비회사가 나오지 못하는 현실에서 업계 선도기업으로 도약, 국내 장비업계에 희망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한국디엔에스의 올해 예상매출액은 1190억원. 하지만 이는 가장 보수적으로 설정한 수치다. 이미 확보한 상반기 수주실적이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고 최고조에 도달한 회사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2단계 목표 1600억원은 물론 최대 2000억원까지도 기대해 볼 만하다 것이 임 사장을 포함한 전 임직원의 공통된 생각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