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절상으로 사실상 고정환율을 채택하고 있는 중국·말레이시아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악화됐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절상폭은 10.7%로 유로화(18.0%)에 비해서는 낮고 엔화(10.6%)와는 비슷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16.4%, 태국 바트화는 2.3% 각각 절상됐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경쟁국인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사실상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절상률이 0%였다. 외환위기를 겪은 브라질 헤알화는 34.7%, 멕시코의 페소화는 11.7% 각각 절하됐다.
이에 따라 우리 상품의 환율을 감안한 수출경쟁력은 유로지역 국가나 인도네시아보다 유리했으나 중국·말레이시아·태국과 멕시코·브라질 등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불리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면에서는 유로지역 국가에 비해 약간 유리하고 일본과는 비슷했지만 주요 수출경쟁국인 중국에 비해서는 저가품목을 중심으로 크게 불리했고 현재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와 엔화의 강세로 이들 통화표시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을 큰 폭으로 늘렸다.
한은은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환율로 인한 외환보유액 증가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금융계는 유로화와 엔화의 강세로 인한 작년 외환보유액 증가폭을 적게는 50억달러, 많게는 70억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