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 공급가 인상 확산 조짐

 대만의 일부 후발업체에서 시작된 TFT LCD 공급가격인상 바람이 메이저급 LCD업체로 마치 도미노처럼 확산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말을 정점으로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던 TFT LCD 가격이 7개월여 만에 대세상승 국면으로 재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PT 등 대만 후발업체들이 이달부터 모니터용 15인치 모듈 공급가격을 3% 가량 인상한 데 이어 LG필립스LCD·AUO 등 한국과 대만의 메이저업체들도 공급가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세계 3위의 LCD업체인 대만 AUO의 칭후이 부사장은 최근 수요증가로 공장가동률이 완전가동 수준에 근접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가격인상을 적극 고려하고 있으며 인상폭을 어느 선에서 결정할 것이지에 대한 문제만 남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AUO는 지난해말까지는 대만 후발업체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해왔으나 올들어서도 수요강세가 지속되면서 인상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현재 모니터용 15인치 부문에서 CPT와 LG필립스에 이어 3위, 17인치 부문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TFT LCD업체인 LG필립스 역시 최근 모니터용 15인치 모듈을 시작으로 3∼5%대의 공급가격인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15인치에서 최적의 효율을 내는 5세대 라인(1000×1200㎜)이 이미 최대 수준인 월 6만개대에 진입, 가격을 인상할 경우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그동안 지속적인 시장확대 차원에서 가격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삼성전자 역시 최근엔 “가격을 인상해도 현 수요강세가 유지된다면 가격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쪽으로 한발 후퇴했다. 삼성은 그러나 17인치 시장표준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15인치 비중을 계속 낮추고 있어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할지 다소 유동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 올들어서도 LCD 수요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과도한 가격하락으로 LCD업체들이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재 LCD업계는 15인치 기준 170달러 전후의 공급가격으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일부 메이저업체들이 5세대 라인의 조기 램프업(정상가동)을 통해 생산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패널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생겨 일시적으로 수급체계가 무너진 결과”라며 “가격인상 요인이 충분한 만큼 소폭의 가격조정은 이루어지겠지만 대세상승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물음표”라고 진단했다.

 한편 TFT LCD 가격은 지난해 5월말 260달러(모니터용 15인치기준)를 최고점으로 매달 10달러 안팎 하락, 현재 17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